베조스 120억 달러·골드만삭스 6배 상향 전망…한국 액추에이터 기업들, 차세대 수혜 공급망 핵심으로 부상
뱅크오브아메리카 "2030년 대당 비용 50% 급감" 전망 속, 현대모비스·LG이노텍 이미 수주 궤도 진입
뱅크오브아메리카 "2030년 대당 비용 50% 급감" 전망 속, 현대모비스·LG이노텍 이미 수주 궤도 진입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1일(현지시각) 제프 베조스가 공동 창업한 피지컬 AI 스타트업 프로메테우스(Prometheus)가 410억 달러(약 61조 원) 밸류에이션에 120억 달러(약 18조 852억 원)의 시리즈 B 조달을 마감했다고 테크크런치(TechCrunch)와 CNBC가 보도했다.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 블랙록이 한 라운드에 동시에 참여해 피지컬 AI가 기관 자산군으로 격상됐음을 공식화했다.
같은 주, 월가의 시선은 로봇 완성 기업을 넘어 부품 공급망으로 향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리서치는 현재 대당 9만~10만 달러인 로봇 제조원가가 2030년까지 1만 7000달러(약 2562만 원) 이하로 5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비용 하락의 수혜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두고, 한국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은 현대모비스, LG이노텍, 삼성전기 등 국내 부품사로 빠르게 집중되고 있다.
현대모비스 "액추에이터가 로봇 원가의 60%"… 보스턴 다이내믹스 첫 수주 확정
인간형 로봇 한 대에는 50~90개의 액추에이터가 들어간다. 액추에이터는 소프트웨어 명령을 물리적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부품으로, 로봇의 근육이자 관절에 해당한다.
한양대학교 로봇공학 한재권 부교수는 "액추에이터 기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인간형 로봇의 상용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이 관문을 통과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CES) 2026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Atlas)'에 자사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는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6년 1월 미국 CES 2026 당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총괄 잭 재코우스키는 현대모비스와의 협력에 대해 "자동차산업의 검증된 비용 구조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이후 현대모비스 주가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Actuator) 공급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실제로 44만 원대에서 폭등을 시작하여 7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현대모비스의 강점은 양산 경험이다. 자동차 부품 대규모 양산에서 쌓아온 공정 노하우가 인간형 로봇 액추에이터에 그대로 적용된다. 바차트는 현대모비스가 이를 통해 로봇 부품 시장에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LG이노텍 "로봇의 눈" 선점, 삼성전기는 액추에이터 시장 진입 검토
LG이노텍은 비전 센싱, 즉 '로봇의 눈'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LG이노텍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의 비전 센싱 협력에 더해 미국 인간형 로봇 기업 피겨 AI(Figure AI)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와 자동차 센서에서 축적한 고신뢰성 기술을 로봇에 이식하는 전략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이 로봇 관련 수주가 LG이노텍의 기판·광학 사업 슈퍼사이클 진입을 2026~2027년에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이노텍은 노르웨이 초소형 전기모터 기업 알바 인더스트리(Alba Industries)에 전략 투자를 집행하는 등 액추에이터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 중이다.
삼성전기도 같은 방향을 겨냥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최고경영자(CEO)는 CES 2026 현장에서 "액추에이터 시장 진입을 검토 중이며 글로벌 인간형 로봇 기업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흐름 속에서 LG전자가 2대 주주로 있는 로봇 액추에이터 전문 기업 로보티즈 (ROBOTIS)도 주목받고 있다. 로보티즈는 테슬라, 구글,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 등에 이미 액추에이터를 납품하고 있으며, 매출의 98% 이상이 로봇 액추에이터에서 나온다.
LG전자 투자 이후 주가는 1000% 이상 상승했다. 최근 개발한 인간형 로봇 'AI 워커'를 발판으로 LG전자의 향후 인간형 로봇 사업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가 하락의 역설 — 완성 로봇보다 부품 기업이 더 오래 웃는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시장 전망이 한국 부품사 투자 논리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하나 더 제공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인간형 로봇의 자재 원가(BOM)가 규모의 경제와 부품 설계 혁신으로 연평균 14% 하락해 2030~2035년 사이 1만 3000~1만 700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현재 원가의 절반 이하다.
이 보고서는 가격 하락이 수요를 기하급수적으로 키울 것으로 보고 연간 출하량이 2025년 2만 대에서 2030년 100만 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의 재클린 두(Jacqueline Du) 연구원은 2030년 기준 인간형 로봇 출하량이 25만 대를 웃돌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와 함께, 이 성장의 결정적 변수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모델의 성숙과 부품 원가 하락을 꼽았다.
주목할 대목은 가격이 내릴수록 단위 수요가 늘어 부품 공급망의 전체 파이는 되레 커진다는 구조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2026년~2036년 시장 보고서에서 "정밀 액추에이터, 감속기, 고성능 센서가 현재 공급망의 가장 큰 병목"이라고 적시했다. 이미 하모닉 드라이브 기어셋의 납기는 26주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양승윤 선임 연구원은 "한국의 인간형 로봇 경쟁력은 완성 로봇보다 부품에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그쪽으로 이미 이동했다"고 밝혔다.
6월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피지컬 AI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현대자동차 그룹 피지컬 AI 테마 상품의 순자산이 737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ETF의 상위 편입 종목은 현대차(24.64%), 현대모비스(15.72%), LG이노텍(14.74%), 기아(12.45%) 순이다.
피지컬 AI 생태계를 둘러싼 글로벌 자본의 집중은 이제 한국 부품사들에 직접적인 수주 러시로 연결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테슬라가 옵티머스 생산에서 액추에이터 내재화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급망 창구가 장기적으로 좁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가격 하락과 수요 폭증이라는 대전제는 지속되더라도 공급처 다변화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