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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대란’ 2라운드… 7월 운임 폭등 앞두고 화물 ‘밀어내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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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대란’ 2라운드… 7월 운임 폭등 앞두고 화물 ‘밀어내기’ 전쟁

중동발 에너지 쇼크가 가져온 공급망의 공포
치솟는 유류 할증료에 기업들 ‘비용 절감’ 골든타임 사라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 입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 입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선. 사진=연합뉴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글로벌 물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며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에 따르면, 중동발 분쟁 여파로 선박 연료인 벙커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긴급 유류 할증료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전 세계무역로 전반의 운송 비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물류비 상승을 넘어, 미국 내 추가 관세 부과 우려와 맞물려 화주들이 평소보다 앞당겨 물량을 밀어내는 ‘선제적 수입 경쟁’이라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치솟는 연료비와 긴급 할증료… 물류비 ‘비상’
이번 해상 물류 비용 상승의 도화선은 중동 전역을 휩쓴 에너지 쇼크다. 해상 연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일부 지역에서 공급 부족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선사들은 운항에 필요한 막대한 추가 비용을 화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들의 움직임은 즉각적이고 공격적이다. 머스크(A.P. Moller – Maersk)는 지난 3월 25일부터 연료 공급 변동성과 분배 비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유류 할증료(EBS)를 도입했다.

하파그로이드(Hapag-Lloyd) 역시 기존의 연료 회복 요금(MFR)으로 감당할 수 없는 추가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긴급 연료 할증료(EFS)를 신설했다.

빈센트 클레르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번 에너지 충격으로 인한 비용 부담은 규모와 속도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매달 약 5억 달러(약 7665억 원)의 추가 비용을 화주 측에 전가해야 하는 상황임을 토로했다.

하파그로이드 또한 매주 5800만~7000만 달러(약 889억~1073억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롤프 하벤 얀센 하파그로이드 CEO는 “주유소에서 더 높은 기름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비용 상승을 운임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현장의 절박함을 전했다.
‘7월의 공포’… 조기 수입 급증한 LA항

연료비 상승뿐만 아니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화주들은 ‘비용 폭탄’을 피하기 위해 물류 일정을 앞당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최대 관문인 로스앤젤레스(LA)항이다.

LA항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처리된 컨테이너 화물은 44만 937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급증한 수치이자, 역대 5월 기록 중 두 번째로 높은 물량이다.

제네 세로카 LA항 상무이사는 미디어 브리핑에서 “연료비 급등 우려, 무역 정책의 불투명성, 그리고 다가올 쇼핑 시즌에 대비한 재고 확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기업들이 평소보다 훨씬 짧은 호흡으로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월 1일부터는 선사들이 연간 화물 계약에 높은 유류 할증 요소를 공식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 유통업체와 제조사들은 가능한 한 6월 내에 최대한 많은 물량을 들여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화하는 물류 적체, 향후 전개 시나리오는?

이번 사태의 핵심은 중동발 공급망의 ‘불확실성’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정상화될지, 해상 연료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월가와 글로벌 물류 전문가들은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우선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한 ‘벙커 조정 지수(BAF)’가 정례화되면서 해운 운임의 기저 수준 자체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의 ‘조기 화물 확보(Front-loading)’가 지속될 경우, 특정 항만에 물량이 일시적으로 몰리는 적체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물류 경로의 변경과 비용 구조의 재편이 일시적인 사건을 넘어 향후 수년간 글로벌 무역 환경을 규정하는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이 보장되지 않는 한, 물류비 상승과 공급망 교란이라는 이중고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