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거품이 낳은 악몽"… 6곳 중 1곳 몸값 동결
올해 韓 벤처펀드 9조 만기, 평년의 두 배… 구주 50% 할인 속출
올해 韓 벤처펀드 9조 만기, 평년의 두 배… 구주 50% 할인 속출
이미지 확대보기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좀비 유니콘들이 실리콘밸리에 출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년간 이어진 거품 낀 기업가치 평가가 악몽을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리콘밸리에는 기업가치 10억 달러가 넘는 스타트업인 '유니콘', 100억 달러 가치의 '데카콘', 심지어 1000억 달러 가치의 '헥토콘'까지 환상의 동물들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최근 들어 다른 생명체가 배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10억 달러 이상의 몸값을 자랑했으나 이제는 과거 영광 뒤에 가려진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한 '좀비' 유니콘이 그 주인공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의 확산은 벤처캐피털(VC) 투자자들을 밤잠 못 이루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코노미스트의 지적은 빈말이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월 기준 미국 벤처투자를 받은 유니콘 가운데 1200개가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누적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 집계로 사상 최대 규모다. 스탠퍼드대 일리야 스트레불라예프 교수는 2021년 유니콘에 오른 354개 중 이후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곳은 6개뿐이라고 주장했다. 100곳 중 2곳도 출구를 찾지 못한 셈이다.
다운라운드·헐값 매각…"성장 만능 시대 끝났다"
핵심은 출구가 막혔다는 점이다. 통상 스타트업은 5~10년 안에 상장이나 매각으로 자금을 회수한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2022년 고강도 금리 인상 이후 이 공식이 무너졌다.
자금 조달길이 막힌 좀비 유니콘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다운라운드(기업가치 하향 조달), 헐값 매각, 강도 높은 비용 절감뿐이다.
핀테크 업체 카타(Carta)에 따르면 2021년 유니콘 중 최근 3년간 후속 자금을 조달한 곳은 30%에 못 미친다. 자금을 조달한 기업 중 절반가량은 직전보다 낮은 몸값에 손을 벌렸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유명인 영상 메시지 플랫폼 카메오는 한때 10억 달러 몸값을 자랑했으나 지난해 90% 할인된 가격에 자금을 받았다.
AI 열풍이 가린 그늘…"쏠림의 논리"
임파서블푸드·마스터클래스 등 비(非)AI 유망주들이 타격을 받았다.
AI가 예외인 데는 이유가 있다. 고성장성에 빅테크의 대규모 수요, 인수합병(M&A)을 통한 명확한 회수 경로 기대가 겹친 거의 유일한 섹터이기 때문이다. 자금이 'AI냐 아니냐'로 갈리는 배분 논리가 작동한다.
이를 건강한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이 단기 악재이나, 재무 펀더멘털에 소홀한 생태계엔 약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처벤처캐피털 그레그 마틴 창업자는 "제로금리 시절 거품이 재현되지 않는 한 상당수 좀비 유니콘이 결국 무덤으로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