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내 서명" 대 캐나다 "내년말 타결"…1년 넘는 시차에 불안감
본계약 표류시 韓 한화오션에 불씨, 인도 지연·생산능력 한계 시험대
본계약 표류시 韓 한화오션에 불씨, 인도 지연·생산능력 한계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해군의 60조 원 규모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거머쥔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주가가 환호 직후 급락세로 돌아서며 글로벌 금융·방산 시장에 서늘한 경고등을 켰다.
12일(현지 시각) 독일 금융 전문 매체 보에르세-글로벌(boerse-global.de)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TKMS의 주가는 전일 대비 4.22% 밀린 81.70유로로 마감하며 한 달간의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독일 정부는 나토 결속을 명분으로 연내 본계약 체결을 압박하고 있으나, 캐나다 정부는 의회 비준 등을 이유로 내년(2027년) 말 조인을 고수하며 최소 1년 이상의 '타임라인 미스매치(시차)'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긴 협상 교착 기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납기 보장 능력을 갖춘 한국의 한화오션이 제안서를 가다듬어 대역전의 불씨를 살릴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 그리고 독일 특수선 야드의 고질적인 생산 능력 부족과 납기 지연 우려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60조 원 의향서'가 만든 거품…시장이 돌연 차갑게 돌아선 이유
주가 발목을 잡은 결정적 요인은 독일 베를린과 캐나다 오타와 정부가 바라보는 협상 타임라인의 온도 차다. 독일 정부의 올라프 숄츠(Olaf Scholz) 총리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Boris Pistorius) 국방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결속력을 명분으로 연내 본계약 도장을 찍자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최종 계약 체결 시점을 이보다 1년 이상 늦은 2027년 말로 느긋하게 잡고 있다. 이 긴 협상 기간 동안 차순위 경쟁국인 한국의 한화오션 등이 제안서를 가다듬어 오타와를 다시 설득하거나 협상을 재점화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고평가된 '밸류에이션' 부담감…2026년 3분기 실적 발표가 분수령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시간과 실제 현금 흐름의 미스매치다. 지난 2025년 10월 모기업인 티센크루프 아게(thyssenkrupp AG)에서 성공적으로 분사된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는 현재 시가총액 54억 5000만 유로(약 9조 3500억 원) 규모의 탄탄한 중형주로, 200억 유로(약 34조 원) 규모의 기록적인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현재 높게 형성된 주가수익비율(PER)을 정당화할 확실한 현금 흐름과 구체적인 마진율 지표를 요구하고 있다. 최종 계약까지 앞으로 15개월 이상 소요된다면 이 620억 유로(약 106조 원)짜리 잭팟은 당분간 종이 위의 계획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가는 현재 단기 기술적 지지선인 50일 이동평균선(78.70유로)보다 약 3.8% 높은 수준에서 거래 중이며, 강세장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100일 이동평균선인 83.22유로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
그럼에도 긍정론자들은 TKMS가 가진 독보적인 기술 자산에 주목한다. 캐나다 해군의 핵심 작전 요구 조건은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해(Arctic) 순찰 능력이다. 212CD급(Type 212CD) 잠수함에 탑재된 고성능 고분자전해질형(PEM) 수소 연료전지 기반 공기불요추진체계(AIP)는 잠항 중 소음이 전혀 없고 스노클 없이 수 주 동안 얼음 밑을 기동할 수 있어 독보적인 평가를 받았다. 현재 13일 기준 상대강도지수(RSI)는 51.0으로 철저한 중립 기류를 보이고 있다.
결국 향후 과제는 나토 안보 생태계 편입이라는 지정학적 이점 속에 독일의 고질적인 방산 생산 능력 부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미 독일과 노르웨이 해군의 선주문 물량 4척조차 오는 2036년에야 인도가 완료되는 상황이다. 캐나다의 12척 물량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하려면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이며,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깎여 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다가올 2026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TKMS가 수주 잔고를 실제 매출로 전환하는 능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주가는 52주 최저점인 56.75유로 방향으로 다시 밀려날 리스크도 상존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