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판매량 20.3% 증가…프랑스·이탈리아·독일 판매액도 30%대 늘어
미국선 캡슐·분쇄커피 감소…라바짜 “가격 인하 논의 이르다”
미국선 캡슐·분쇄커피 감소…라바짜 “가격 인하 논의 이르다”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에서 커피 가격 급등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커피를 적게 마시더라도 품질이 좋은 통원두 커피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을 중심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에서도 통원두 커피 판매가 크게 늘었으며 미국에서도 같은 방향의 변화가 일부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 커피업체 라바짜가 통원두 커피 소비 확대를 커피업계의 가장 중요한 흐름으로 꼽았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주세페 라바짜 회장은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커피전문점과 비슷한 경험을 즐기기 위해 통원두 커피를 찾고 있다”며 “조금 덜 마시더라도 더 좋은 커피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영국 통원두 커피 판매량 20.3% 증가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1년간 영국의 통원두 커피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0.3% 증가했다. 가정용 커피 전체 판매량 증가율인 2.8%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통원두 커피 판매액은 36.8% 늘었다. 원두를 넣으면 분쇄부터 추출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전자동 커피머신 판매 대수도 33.5%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4년간 커피시장이 큰 가격 변동을 겪은 뒤 나타났다. 악천후와 수확 부진으로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가격은 2025년 모두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커피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거듭 인상했다.
영국의 가정용 커피 가격은 지난 5월까지 1년 동안 6.3% 추가 상승했다.
◇ 유럽 주요국 통원두 커피 판매액 30%대 증가
통원두 커피 소비 확대는 영국뿐 아니라 유럽 주요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5월까지 1년간 통원두 커피 판매액은 프랑스에서 35%, 이탈리아에서 33%, 독일에서 31.2% 증가했다.
유럽 최대 커피 소비시장인 독일에서는 통원두 커피가 기존 볶은 원두와 분쇄커피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바짜 회장은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더 나은 커피 경험을 찾고 있다며 카푸치노와 플랫화이트, 용량이 큰 커피 등을 만들 수 있는 전자동 커피머신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은 팬데믹 대유행 당시 카페 영업 중단과 재택근무 확대로 가정에서 커피 관련 장비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가속화했다. 사무실과 커피전문점 이용이 정상화된 뒤에도 통원두 커피와 커피머신 판매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 미국은 통원두 커피 늘고 캡슐·분쇄커피 감소
미국에서도 통원두 커피 소비가 늘고 있지만 유럽보다 증가 폭은 작았다.
닐슨아이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52주 동안 미국의 통원두 커피 판매량은 3.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캡슐커피 판매량은 4.9% 감소했고 분쇄커피 판매량도 3.9% 줄었다.
라바짜는 통원두 커피 소비가 확대되고 미국에서 캡슐커피 판매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1회용 커피시장 내 입지를 지키기 위한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 “커피값 내릴 때 아니다…추가 인상 가능성”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선물 가격은 지난해 기록한 고점에서 내려왔지만 라바짜는 소매가격을 인하하기에는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진단했다.
라바짜 회장은 “가격 인하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며 “제품 가격을 추가로 올릴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고갈된 재고를 다시 확보하려면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적어도 두 차례 풍작이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비로 브라질의 현재 수확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서리와 엘니뇨 등 기상 위험도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년간 이어진 커피 가격 상승으로 농가의 재무 여력이 개선된 점도 공급 변수가 되고 있다. 농가들은 수확한 원두를 곧바로 판매하지 않고 가격 흐름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커피업체들은 원두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을 기다리며 구매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라바짜 회장은 커피시장의 수요와 공급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가격 변동성이 업계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 라바짜 매출 6조6000억원…타블리 영국 출시
라바짜의 2025년 매출은 39억유로(약 6조6000억원)로 전년보다 15.7% 증가했다.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은 3억4000만유로(약 5800억원)로 8.8% 늘었다.
라바짜는 오는 9월 영국에서 ‘타블리(Tablì)’를 출시할 예정이다. 타블리는 기존 캡슐의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외피를 없애고 압축한 커피만으로 작은 정제를 만든 제품이다.
한 번에 한 잔씩 추출하고 전용 커피머신이 필요하다는 점은 기존 캡슐커피와 같다. 다만 외피를 제거해 기존 캡슐의 폐기물과 재활용 문제를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라바짜 회장은 “캡슐의 시대는 끝났다”며 타블리가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