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물 4.37%·10년물 4.71%…포워드 가이던스 축소 속 시장 변동성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취임 후 가장 큰 시험대에 올랐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우려와 견조한 미국 경제가 맞물린 가운데 연준의 선제적 정책 안내 축소가 채권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채 매도세는 장기물 금리를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시켰다. 2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4.37%까지 올라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물인 10년물 금리는 24일 4.71%로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30년물 금리는 5.19%를 기록해 2007년 이후 넘지 않았던 수준에 가까워졌다. 물가 기대를 뺀 30년물 실질금리는 2.98%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유가가 촉발한 재평가
이번 금리 상승의 직접적 계기는 지정학적 불안이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점도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경기 둔화가 뚜렷하지 않으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래 높게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골드버그는 이러한 흐름이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 부족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지표는 비교적 탄탄하고 지정학적 충돌의 향방은 불투명한데, 연준이 시장에 주는 정책 신호는 과거보다 줄었다는 것이다.
◇실질금리가 상승 주도
이번 금리 상승은 실질금리가 주도하고 있다.
UBS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레슬리 팔코니오 과세 채권전략 책임자는 금리 상승의 대부분이 실질금리에서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이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 경로와 성장 전망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연준 기준금리가 내년 6월쯤 4.23% 부근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 범위는 3.50~3.75%다.
지난달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교전이 재개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연준이 물가와 유가 충격에 어떻게 대응할지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워시식 소통 변화도 변수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은 워시 의장의 연준 운영 방식과도 맞물려 있다.
워시 의장은 시장이 연준의 전망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 실제 경제지표를 보고 판단하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는 제롬 파월 전 의장 시절과 다른 접근이다. 파월 체제에서는 연준이 정책 방향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예고해 투자자들이 갑작스러운 결정을 맞닥뜨리지 않도록 하는 경향이 강했다.
FHN파이낸셜의 윌 컴퍼놀 거시전략가는 시장이 8년 동안 파월 연준에 익숙해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워시 의장이 시장이 연준 발언을 하나하나 따라가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시장은 더 큰 변동성을 겪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다음 주 연준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질 확률을 38%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 12%에서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골드버그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이는 최근 10년 동안 시장 기대와 실제 정책 사이의 격차가 두 번째로 큰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인상이 이뤄지면 2024년 9월의 예상 밖 0.5%포인트 금리 인하 충격을 넘어서는 오판 사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 부담도 장기금리 압박
국채시장 약세에는 재정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 정부 지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22일 전쟁 비용이 375억달러(약 54조9000억원)로 늘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의 다음 분기 차입 계획 발표도 시장의 관심사다. 재무부는 8월 5일 분기별 자금조달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재무부가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국채 입찰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존 문구를 유지할지 주목하고 있다. 해당 문구가 빠지면 장기채 발행 확대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일부 전략가들은 재정 요인을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팔코니오 책임자는 장기금리의 핵심 동력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10년물 기간 프리미엄도 약 0.70%포인트 수준으로 금융위기 당시 고점에 비하면 제한적이다.
기간 프리미엄은 투자자가 단기채 대신 장기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을 뜻한다. 이 수치가 아직 크게 치솟지 않았다는 점은 국채 공급 우려가 시장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준 결정 앞두고 변동성 확대
시장에서는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올릴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UBS는 유가 상승에 따른 공급 측 물가 압력만으로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팔코니오 책임자는 현재 금리 수준이 매력적인 구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장의 확신은 약하다. 이란 전쟁과 유가, 물가, 성장률, 연준의 소통 방식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은 방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골드버그는 앞으로의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투자자들의 확신 수준도 낮다고 진단했다.
워시 의장은 말보다 지표를 앞세우는 연준을 내세웠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이미 큰 폭의 금리 상승으로 반응하고 있다. 연준의 말이 줄어든 자리를 시장 변동성이 채우면서 워시 체제의 통화정책 소통 방식도 첫 시험대에 올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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