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지난해 양사 CEO 접촉”…논의 진전 없이 종료, 반독점 장벽 컸던 듯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지난해 델타항공에 합병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항공사가 결합했다면 미국 항공업계에서 시가총액 기준 최대 항공사 두 곳이 합쳐지는 초대형 거래가 될 수 있었지만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유나이티드항공이 지난해 델타항공에 합병 가능성을 제안했다고 2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CEO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합병 가능성을 타진했다. 델타 경영진은 잠재적 거래의 장단점을 예비 검토했지만 이후 양측 논의는 더 나아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양대 고가치 항공사 결합 구상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국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대형 항공사다.
델타항공은 지난 24일 기준 시가총액이 약 560억달러(약 81조9000억원), 유나이티드항공은 약 380억달러(약 55조6000억원)였다. 두 회사가 결합하면 미국 항공산업의 경쟁 구도와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항공업계는 지난 20여년 동안 여러 차례 대형 합병을 거치며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소수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업계에서는 이들 대형사끼리의 추가 합병은 반독점 심사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서는 과거라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대형 거래도 추진해볼 수 있다는 기대가 일부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커비 CEO의 대형 거래 구상
이번 보도는 커비 CEO의 대규모 합병 의지가 델타항공에도 향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커비 CEO는 올해 초 아메리칸항공과의 합병 가능성도 타진한 바 있다. 그러나 아메리칸항공은 이를 거절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과 업계에서 거센 반발이 나왔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유나이티드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의 합병 구상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아메리칸항공의 로버트 아이섬 CEO도 이를 반경쟁적이라고 비판했다.
커비 CEO는 소규모 항공사 인수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과거 항공사 합병이 어려운 항공사끼리 비용과 노선, 인력을 줄이기 위한 방식이었다면 자신의 구상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델타 수익성에 대한 평가도 배경
WSJ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이 델타항공을 주목한 배경에는 델타의 높은 수익성이 있다.
델타항공은 단순히 가장 싼 항공권을 찾는 고객만을 겨냥하기보다 여행 경험과 프리미엄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미국 항공업계에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해왔다. 이 전략은 최근 유나이티드항공의 변화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미국 항공업계 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결합이 현실화됐다면 미국 항공사 경쟁 구도는 한층 더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런 점이 오히려 규제 리스크를 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노선과 프리미엄 고객 기반이 강해 합병 시 운임, 노선 경쟁, 소비자 선택권을 둘러싼 반독점 심사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고유가 속 항공업계 재편론은 계속
항공업계 재편 논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재 항공업계는 높은 연료비로 다시 압박을 받고 있다. 과거에도 고유가는 항공사 비용 구조를 악화시키며 업계 재편을 촉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배스천 델타항공 CEO는 어려움을 겪는 중소 항공사들 사이에서는 통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다만 델타항공이 직접 그런 거래를 추진하려는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커비 CEO도 지난 5월 당분간 유나이티드항공이 업계 통합에 참여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 기반 항공사 제트블루 인수설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고 부인하며, 의미 있는 거래는 아메리칸항공과 같은 대형 거래뿐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