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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개입’ 공방 美·브라질…관세전쟁에 산업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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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개입’ 공방 美·브라질…관세전쟁에 산업도 흔들

브라질, 미 대사 아그레망 보류·美 국무부 관리 비자 거부
10월 대선 앞두고 ‘내정간섭’ 공방…美, 브라질산 제품 관세로 압박
대미 수출 13% 감소…기계·목재·의류 등 최대 37.5% 관세 직격
지난 7월 22일(현지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플라날투 궁전에서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22일(현지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플라날투 궁전에서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브라질 정부 간 갈등이 외교 마찰을 넘어 선거 개입 논란과 관세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차기 주브라질 미국대사 대니얼 페레스(Daniel Perez)에 대한 외교적 동의인 아그레망(agrément)을 수주째 보류하면서 양국 간 균열이 심화하고 있다.

브라질이 미국대사 지명자 아그레망을 보류하고 미 국무부 관리들의 비자를 거부하고,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브라질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로 맞서면서 양국 충돌이 실물 교역과 산업 공급망을 흔드는 전면적인 통상 갈등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대사 막고 비자 거부…‘내정간섭’ 정면충돌


라질 정부는 미국 측이 사전 협의 없이 주브라질 미국대사 지명을 발표한 것을 외교적 무례로 판단해 페레스 지명자에 대한 아그레망 발급을 미루고 있다.

브라질 외교 소식통은 오는 10월 대선 이전에는 아그레망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외교적 불통은 즉각 행정 마찰로 이어졌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브라질 선거제도와 표현의 자유 등을 점검하려는 미 국무부 고위 관리 2명의 입국 비자를 거부했다. 미 국무부는 정례 방문이라고 해명했으나, 브라질 당국은 이를 자국 대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로 보고 차단했다.

10월 브라질 대선이 美·브라질 충돌의 뇌관


양국 갈등의 핵심 뇌관은 오는 10월 4일 치러질 브라질 대통령 선거다. 4선에 도전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친미 성향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맞붙는 구도다.

브라질은 미국이 브라질의 선거제도와 표현·종교의 자유 등을 문제 삼는 데 대해 자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고 의심한다. 반면 미 행정부는 브라질 정부가 보수 진영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사법 절차에서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맞서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치 갈등이 관세로 번지며 산업별 희비


정치·외교적 대립은 통상 영역으로 즉각 전이됐다. 브라질 외교부는 지난달 27일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가 WTO 협정을 위반했다며 분쟁해결 절차에 따른 협의를 공식 요청했다.

미국은 무역법 301조에 따라 일부 브라질산 제품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강제노동 관련 조사를 근거로 12.5%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두 관세가 중복 적용되는 품목에는 최대 37.5%의 추가관세가 붙는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반발하며 상호주의법(Reciprocity Law) 발동과 WTO 제소로 맞선 것이다.

미국의 관세 인상 속에 브라질의 대미 수출도 감소세다. 브라질 미국 상공회의소(Amcham Brazil)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액은 17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줄었다.

미국이 브라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0.8%에서 올해 상반기 9.4%로 낮아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계·장비, 목재, 가구, 의류, 신발 등 고율 관세 대상 제조품과 원유, 철강, 커피 등의 품목이 대미 수출 감소세를 이끌었다.

반면 항공기와 육류 등 일부 품목은 추가 관세 영향권에서 벗어나 대미 수출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산업별로 희비가 갈렸다.

美 의존 낮추려는 브라질, 中·유럽으로 눈 돌리나


미국 시장 접근이 어려워질 경우 브라질 기업들이 중국, 유럽연합(EU)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워싱터포스트(WP)에 한 기고문에서 미국의 관세 압박이 미국 내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 것이라며 대체 시장 개척 의지를 피력했다.

미·브라질 충돌은 외교 갈등에 그치지 않고 관세를 통해 기업의 시장 접근과 생산·수출 전략까지 바꾸는 ‘경제안보형 통상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