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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덮친 초유의 폭염…'쿨케이션' 확산으로 휴가 지형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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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덮친 초유의 폭염…'쿨케이션' 확산으로 휴가 지형 재편

"섭씨 38도 더위가 일상으로"…휴교에 에어컨 대란까지 확산
독일서만 사망자 1만 명 육박…지중해 피하고 북유럽 찾는 휴가객
"존엄한 삶 누릴 마지막 세대 될라"…기후 위기감 깊어지는 유럽
유럽에서는 극심한 폭염이 세대를 넘어 여름의 의미를 바꿔놓고 있다.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에서는 극심한 폭염이 세대를 넘어 여름의 의미를 바꿔놓고 있다.이미지=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유럽에서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폭염이 지속되면서 여름이라는 계절이 갖는 의미 자체가 세대를 거쳐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과거 서늘하고 습했던 여름을 기억하는 부모·조부모 세대와 달리, 오늘날의 아이들은 체감온도가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열대성 더위를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자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베린 서쪽 크루메 랑케 호숫가를 찾은 한 시민은 "어린 시절 바이에른에서 보낸 여름은 이렇게 덥지 않았다"며 "6월 기온이 섭씨 38도를 넘어서는 등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기상청은 독일의 여름철 폭염 일수가 1990년대 이후 2배, 1960년대 초 이후 3배로 증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 중인 유럽 대륙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지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함부르크 지속가능성 회의의 아힘 슈타이너(65) 회장은 "1970년대 학창 시절에는 기온이 섭씨 27도를 넘으면 휴교를 했는데, 이는 몇 년에 한 번 있는 일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2년 사이에는 더위로 인한 휴교가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일상생활과 휴가 문화까지 바꾸어 놓았다. 남유럽의 잇따른 산불과 폭염을 피해 북유럽으로 휴가를 떠나는 '쿨케이션(Coolcation)' 트렌드가 확산하는가 하면,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봄·가을 방문객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독일 등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던 국가에서도 에어컨 설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체감 더위가 심화함에 따라 온열질환 및 사망 위험도 커졌다.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는 최근 폭염으로 독일 전역에서 약 1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 시민은 "어린 자녀는 물론 요양원에 계신 100세 넘은 할머니와 고령의 부모님 건강이 가장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에 따르면 독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폭염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기후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기후변화 현상이 생태계 파괴는 물론 사회적 무력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늘날의 아이들이 지구에서 존엄한 삶을 누리는 마지막 세대가 될까 두렵다"며 "호수의 수온마저 상승해 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