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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고액자산가 71만명… 한국 종부세 강화, 홍콩 세율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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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고액자산가 71만명… 한국 종부세 강화, 홍콩 세율 0%

나이트프랭크 20주년판, 5년간 16만 2191명 증가… 미국이 신규 자산가 41% 배출
자산세 인상이 부른 '초이동성'… 홍콩 성과보수 세율 0%, 싱가포르는 추가 인하 검토
세법개정안 입법예고 8월 20일 종료… 서울 자산가 증가율은 세계 도시 1위
한국 정부가 지난 3일 세법개정안을 통해 해외 신탁 신고 위반 과태료 한도를 10억 원으로 상향하며 자산가들의 역외 자금 이동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자산 유출을 막기 위한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최근 글로벌 자산가들의 역외 이주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정부가 지난 3일 세법개정안을 통해 해외 신탁 신고 위반 과태료 한도를 10억 원으로 상향하며 자산가들의 역외 자금 이동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자산 유출을 막기 위한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최근 글로벌 자산가들의 역외 이주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한국 정부가 지난 3일 세법개정안을 통해 해외 신탁 신고 위반 과태료 한도를 10억 원으로 상향하며 자산가들의 역외 자금 이동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자산 유출을 막기 위한 이러한 규제 강화 움직임은 최근 글로벌 자산가들의 역외 이주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는 423(현지시각) 발표한 '웰스 리포트'에서 세계 초고액자산가를 713626명으로 집계하며, 각국의 자산세 부과 움직임이 이들 자산가의 국가 간 이주를 부추기는 '초이동성(Hyper-mobility)' 현상을 낳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처럼 규제를 피하려는 자산가들의 이동이 본격화하자, 홍콩과 싱가포르 등 주요 금융 허브 국가들은 오히려 세율을 인하하고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적극적인 유인책으로 응수하며 글로벌 자산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세계 자산가 71만명… 미국 독주, 중국은 비중 후퇴

나이트프랭크가 말하는 초고액자산가는 부채를 뺀 순자산이 3000만 달러(427억 원)를 넘는 개인이다. 이 인원은 2021551435명에서 5년 동안 162191명 늘었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89명이 문턱을 넘은 셈이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아시아태평양은 31%에 근접했고 유럽은 25%를 조금 넘었다. 중동 비중은 2.4%에서 3.1%로 올라섰다.

국가별 1위는 251000명을 보유한 미국이다. 새로 진입한 자산가의 41%가 미국에서 나왔고 미국의 세계 비중은 33%에서 35%로 높아졌다. 2031년에는 41%까지 오를 전망이다. 중국은 121000명으로 2위를 지켰다. 다만 세계 비중은 18%에서 17%로 낮아졌다.

그 뒤는 독일 38200, 영국 27800, 프랑스 21500, 인도 19800, 일본 18900, 스위스 17600명 순이다. 아시아태평양에서는 호주 16400, 싱가포르 7100, 홍콩 6700명이 상위권에 올랐다.

앞으로 5년 성장률 상위는 인도네시아 82%, 사우디아라비아 63%, 폴란드 63%, 베트남 59% 순이다. 이 순위는 2026년 자산가가 500명을 넘는 국가만 대상으로 삼았다. 모수가 작은 시장의 성장률이 커 보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억만장자는 20212723명에서 3110명으로 늘었고 아시아태평양이 지역별로 가장 많은 인원을 보유했다. 리암 베일리 나이트프랭크 글로벌 리서치 총괄은 이번 결과를 현대 들어 세계 부의 분포가 가장 크게 바뀌는 국면으로 규정했다.

자산세가 부른 '초이동성'… 홍콩·싱가포르 세율 경쟁


자산가가 늘자, 이들을 붙잡으려는 경쟁도 거세졌다. 나이트프랭크는 자산세 인상과 정치 환경 변화가 전례 없는 '초이동성(ultra-mobility)'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자산가들이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거점을 오가는 생활 방식이 퍼졌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조세 회피처와 전통 자산 거점이 자산가 유치를 놓고 맞붙는 구도도 함께 다뤘다.

각국이 겨냥하는 표적은 패밀리오피스다. 세계 패밀리오피스 조직은 1만 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움직이는 돈의 크기는 상업용 부동산에서 드러난다. 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는 2025년 세계 상업용 부동산에 4640억 달러(661조 원)를 투입해 기관투자가의 3470억 달러(494조 원)를 앞질렀다.

개인 자본이 최대 매수 주체 자리를 지킨 것은 5년 연속이다. 이 자금이 몰린 고급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나이트프랭크 세계 지수(PIRI 100) 기준 2026년 평균 3.2% 올랐다. 지역별 최고는 9.4% 오른 중동이다.

아시아 금융허브는 이 돈을 겨냥해 세율을 낮추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19(현지시각)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투자회사 우대세율 10%를 더 낮추는 방안을 업계와 논의해 왔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의 일반 법인세율은 17%. 발단은 홍콩이다. 홍콩은 운용역 성과보수(캐리드 인터레스트)에 매기는 세율을 0%로 낮추는 작업을 마무리 단계까지 진행했다. 적용 대상에는 패밀리오피스가 들어간다. 홍콩 정부는 2028년까지 패밀리오피스 220곳 이상을 추가 유치하는 목표도 내걸었다.

한국은 반대 방향… 종부세 가액 중심 전환


한국의 선택은 반대쪽이다.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법개정안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 중심에서 주택가액 중심으로 바꾼다. 1세대 1주택자는 공시가격 14억 원, 시가로 약 20억 원을 넘는 주택부터 종부세를 낸다. 거주용 1주택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늘어난다. 반면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줄어든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2027년부터 단계를 나눠 오른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이름을 바꾸고 거주 기간 기준 연 8% 공제로 개편한다. 공제 한도는 202820억 원, 2029년 이후 10억 원으로 제한된다. 가업상속공제는 피상속인 경영 기간 요건을 10년에서 30년으로 강화하고 사후관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 공제 한도는 경영 연수에 20억 원을 곱한 금액이며 최대 1000억 원이다.

정부는 거주 목적 1주택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비거주 주택의 과세 부담을 정상화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개정안에 따른 세수 효과는 약 34430억 원 증가로 전망된다. 입법예고는 820일 끝나고 개정안은 9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과세 강화가 자산가 이탈로 이어진다고 볼 근거는 아직 없다. 서울의 자산가는 오히려 빠르게 늘고 있다. 자산정보 분석업체 알트라타가 622(현지시각) 공개한 '2026 세계 초부유층 보고서'에서 서울의 3000만 달러(4271400만 원) 이상 자산가는 6220명으로 세계 도시 12위에 올랐다. 증가율 36.3%는 상위 12개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나이트프랭크 수치와 규모가 다른 것은 두 기관의 추정 모델과 기준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관건은 늘어난 자산가의 자금이 어디에 머무느냐다. 홍콩과 싱가포르가 성과보수 세율과 패밀리오피스 유치로 승부를 거는 사이 한국은 보유와 승계 과세를 조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두 정책은 목표가 다른 만큼 성과도 다른 지표로 드러날 전망이다. 자산관리 업계에서는 세제 예측 가능성 확보와 패밀리오피스 제도 정비가 다음 과제로 남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