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인물] 코어위브 인트레이터 (Intrator)... 네오 클라우딩의 창시자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인물] 코어위브 인트레이터 (Intrator)... 네오 클라우딩의 창시자

인트레이터 (Intrator) 코어위브 CEO/사진=코오위브 이미지 확대보기
인트레이터 (Intrator) 코어위브 CEO/사진=코오위브
암호화폐 채굴로 시작해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한 남자가 지금은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줄을 서서 돈을 바치는 'AI 시대의 절대자'로 부상했다. 그 반전 서사의 주인공은 바로 코어위브(CoreWeave)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인트레이터(Michael Intrator)다.

남들이 "끝났다"고 말하던 암호화폐 잿더미 속에서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산업적 대전환을 포착하고 사업을 전면 재편해 성공을 이뤄낸 그의 결단은 단순한 운이 아니었다. '네오 클라우드(Neo Cloud)'라는 새로운 개념을 시장에 정립하며 글로벌 클라우드 공룡들의 틈새를 파고든 마이클 인트레이터의 구조전환의 비결은 인공지능 업계의 신화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마이클 인트레이터의 이력은 실리콘밸리의 전형적인 천재 엔지니어 경로와 거리가 멀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 경제학과 금융학을 전공하며 시장의 기본 원리와 자본의 흐름을 익혔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월가의 에너지 및 원자재 트레이딩 분야에서 본격적인 커위어를 시작했다. 전력, 천연가스 등 변동성이 극심한 상품의 가격 위험을 관리하고 차익을 포착하는 사업 구조는 그에게 두 가지 핵심적인 감각을 각인시켰다. 첫째는 대규모 하드웨어 자산을 운용할 때 발생하는 전력 및 원가 구조에 대한 이해이고, 둘째는 극단적인 시장 변동성 속에서 자본을 조달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정교한 금융 기법이었다.이 당시 금융 시장에서 쌓은 수급 분석력과 실물 자산 운용 경험은, 훗날 그가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기획하고 수조 원대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독보적인 경영 수완의 밑거름이 되었다.

2017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열풍이 불어닥치자 인트레이터는 동료 트레이더였던 브라이언 벤투로(Brian Venturo), 브래닌 맥비(Brannin McBee)와 함께 뉴저지의 작은 창고에서 코어위브의 전신을 창업했다.초기 사업 모델은 명확했다. 대규모 대출과 할부 금융을 통해 수천 대의 GPU를 사들인 뒤, 24시간 가동되는 이더리움(Ethereum) 암호화폐 채굴장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초기에는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며 막대한 수익을 내는 듯 보였다.2018년부터 찾아온 '암호화폐의 겨울(Crypto Winter)'은 혹독했다. 암호화폐 가치가 폭락하면서 채굴 수익은 고작 전기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추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을 선언하면서, GPU를 이용한 암호화폐 채굴 사업 자체가 근본적으로 종말을 고했다.
매달 쏟아지는 데이터 센터 임대료와 막대한 전력비, 그리고 기계값 채무는 회사의 목을 조였다. 수천 대의 최첨단 그래픽 카드는 순식간에 비싸고 거대한 '고물 덩어리'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으며, 마이클 인트레이터의 첫 번째 사업은 사실상 완전히 실패로 끝나는 듯했다.파산 위기 앞에서 대부분의 채굴 업자들이 GPU를 중고 시장에 헐값으로 처분하고 철수할 때, 마이클 인트레이터는 자산의 본질에 집중했다. "이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는 다른 시장은 정말 없는가?"라는 질문에서 반전이 시작되었다.그는 3D 그래픽 랜더링과 초기 머신러닝 연구소들이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절실히 원하고 있음을 간파했다. 이에 기존 암호화폐 채굴 사업을 전면 정산하고, '엔비디아 GPU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 공급자'로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환(Pivot)했다.

채굴업 시절부터 엔비디아의 대형 고객이었던 인트레이터는 엔비디아 경영진 및 기술팀과 강한 신뢰 관계를 유지했다. 남들이 주저할 때 AI 전용 최첨단 GPU(A100, H100 등)의 시장 가치를 확신하고, 사모펀드 자금을 끌어들여 이를 전량 선매집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기존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은 범용성을 위해 복잡한 가상화 레이어를 겹겹이 쌓아 올렸다. 반면 코어위브는 복잡성을 거둬내고 오직 GPU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극대화한 '베어메탈(Bare Metal)' 환경을 구축했다. 그 결과 빅테크 대비 속도는 높이고 단가는 대폭 낮춘 가성비를 확보했다.

트레이더 출신인 인트레이터는 지분을 과도하게 매각하는 대신, 보유한 엔비디아 GPU 자체를 담보로 설정해 글로벌 사모펀드(블랙스톤 등)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대출을 끌어내는 혁신적 금융 구조를 만들었다.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다시 최신 GPU를 사들이는 선순환 고리를 구축한 것이다.마이클 인트레이터가 시장을 재편하며 제시한 핵심 개념이 바로 '네오 클라우드(Neo Cloud)'다. 네오 클라우드란 기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아주르(Azure), 구글 클라우드(GCP) 같은 1세대 범용 Hyperscaler에 대립하는 개념으로, 오직 AI, 머신러닝, 거대언어모델(LLM)의 초고속 병렬 연산만을 위해 특화된 차세대 인프라를 뜻한다.

1세대 기존의 클라우드는 웹 호스팅,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일반 IT 업무에 최적화된 CPU 중심 구조이다. 이에 반해 네오 클라우드(CoreWeave)는 AI 모델 훈련 및 추론에만 특화된 엔비디아 GPU 중심 구조. 인피니밴드(InfiniBand) 초고속 네트워크를 결합하여 수만 개의 GPU를 하나의 대형 슈퍼컴퓨터처럼 작동시킨다. 생성형 AI 광풍이 불고 챗GPT 등 거대 모델 경쟁이 격화되자, OpenAI, 앤트로픽 같은 핵심 AI 기업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자사 데이터 센터의 GPU 부족을 메우기 위해 코어위브의 네오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량으로 임대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시장에서 마이클 인트레이터는 'AI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는 막연한 예언이 아니라, 데이터 수급 불균형을 정밀하게 읽어내고 남들보다 한발 앞서 AI 인프라의 폭발적 수요를 예측했기 때문이다.그는 단순히 GPU 칩을 많이 확보하는 것을 넘어, "칩을 어떻게 수만 개씩 묶어 전력 효율적으로 냉각하고 데이터를 전송할 것인가"라는 인프라 병목 현상이 AI 시대의 진짜 승부처가 될 것임을 일찍이 예견했다.이러한 그의 예측력은 글로벌 펀드 및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투자자들에게 인트레이터의 코어위브는 고위험 기술 스타트업이 아니었다. "엔비디아 GPU라는 확실한 고가치 자산을 보유하고, 이를 글로벌 AI 공룡 기업에 임대하여 지속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AI 시대의 하이테크 부동산 임대 사업자"로 평가받은 것이다. SA 펀드와의 연계를 통한 전폭적인 자금 지원은 코어위브를 단숨에 기업가치 수십조 원의 글로벌 데카콘으로 끌어올렸다.
암호화폐 채굴의 잿더미에서 시작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지주로 거듭난 마이클 인트레이터. 시장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고 자산을 과감히 재배치한 그의 행보는, 거대한 경제 패러다임 변화의 기로에 선 수많은 기업과 경영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이 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