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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스마트 머니, 금리 인하 기대에도 장기 국채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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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스마트 머니, 금리 인하 기대에도 장기 국채를 던진다

공급발 물가 압력에 10년물 국채 기간 프리미엄 재상승 경고
공공 수요 빠진 美 국채 입찰, 4%대 실질 금리 민간 펀드가 흡수
달러·엔 통화 스왑 왜곡 속 한국 투자자 단기 인컴 포트폴리오 필수
세계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8월 말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미 장기 국채 매수를 멈춘 채 만기가 짧아 가격 변동성이 낮고 쏠쏠한 이자 수익을 주는 단기 채권형 자산으로 자금을 대거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8월 말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미 장기 국채 매수를 멈춘 채 만기가 짧아 가격 변동성이 낮고 쏠쏠한 이자 수익을 주는 단기 채권형 자산으로 자금을 대거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세계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8월 말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미 장기 국채 매수를 멈춘 채 만기가 짧아 가격 변동성이 낮고 쏠쏠한 이자 수익을 주는 단기 채권형 자산으로 자금을 대거 이동하고 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BII)17(현지시각) 주간 전략 보고서에서 시장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가 공급측 물가 압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국 통화정책의 탈동조화 속에 미국 국채 수급 구조가 민간으로 넘어가면서 한국 투자자들도 단순 장기채 가격 반등 베팅에서 벗어나 단기 현금 흐름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 제약과 텀 프리미엄의 재상승


월가 일각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계속 내릴 것으로 기대하며 10, 30년 뒤에나 원금을 돌려받는 만기가 긴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일손 부족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때문에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빚을 메우려고 국채를 쏟아내면서, 먼 미래에 돈을 돌려받을 때 겪을 불안감의 대가인 보너스 금리(기간 프리미엄)를 더 얹어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가 조금 내려가더라도 장기 국채의 시장 금리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금리가 떨어져야 채권 가격이 오르는데, 장기 국채는 가격이 오를 힘을 잃게 된 셈이다. 결국 발 빠른 글로벌 큰손들은 장기 국채의 가격 상승을 노린 무리한 투자를 피하고 있다.

그 대신 원금 손실 위험이 적고 꼬박꼬박 이자가 나오는 만기 1~3년의 단기 채권 상품이나, 물가가 오른 만큼 원금을 더 쳐주는 물가연동국채로 돈을 옮기는 분위기다.

민간 크레딧 유입과 통화 스왑의 균열


미 국채 시장의 기초수급 체질도 크게 바뀌었다. 핌코가 816일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미 국채 입찰에서 외국 중앙은행의 참여 비중은 점진적인 둔화세를 보였다. 그 빈자리를 사모펀드와 보험사 등 4%대 중후반의 실질 금리 매력을 노린 민간 직접 매수자가 메우고 있다.

채권 소화 주체가 민간으로 바뀌면서 국채 입찰 일정 전후로 회사채 스프레드와 시장 가격 변동성이 크게 출렁인다.

여기에 브릿지워터가 같은 날 발표한 보고서는 주요국 간의 금리 방향 차이가 부른 거대한 돈의 이동을 포착했다. 미국과 유럽은 금리를 내리려는 분위기지만 일본은행은 오히려 금리를 올리는 정반대 행보를 걷고 있다. 이처럼 나라마다 통화정책이 엇갈리자 국가 간 돈을 맞바꾸는 외환 교환 시장에서 일시적인 가격 불균형이 발생했다.

글로벌 대형 헤지펀드들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환율 변동 위험을 없앤 상태에서 국가 간 금리와 환전 수수료 차이만 챙기는 안전한 차익거래에 수백억 달러(수십조 원)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거대 자금의 재배치 속도가 한층 빨라진 셈이다.

한국 투자자의 3대 자산 방어 경로


글로벌 자금의 궤적은 장기채 단순 투자를 벗어나, 실질 수익 확보로 모인다. 한국 투자자가 자산을 지키려면 미국 20·30년물 장기채 ETF 비중을 낮추고 만기 1~3년 단기 우량 채권형 자산으로 중심축을 옮겨야 한다. 동시에 4%대 중후반의 실질 금리를 누릴 수 있는 글로벌 투자등급(IG) 회사채를 선별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환율 전략 역시 세밀한 조정이 요구된다. ·일 금리차 변화로 원/달러 환율의 출렁임이 거세지는 만큼 환헤지형(H) 상품과 환노출형(UH) 상품을 분할 배분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만약 미국 경기 지표가 급격히 꺾여 대규모 긴급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장기채 가격이 일시 반등할 수 있다. 투자자는 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중을 현금성 자산으로 쥐고 시장 전환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지금 금융시장은 막연히 '금리가 떨어지겠지' 하는 기대감에 기댈 때가 아니다. 글로벌 큰손들의 움직임처럼 만기가 짧은 안전한 상품에서 나오는 꼬박꼬박 이자를 챙기고, 부도 위험이 없는 탄탄한 우량 회사채와 꼼꼼한 환율 관리를 결합하는 투자자만이 물가 상승 속에서도 내 돈의 진짜 가치를 지켜낼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