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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휴머노이드 누가 사나…정부 훈련센터가 주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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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휴머노이드 누가 사나…정부 훈련센터가 주고객

올해 중반 훈련센터 90곳 넘어 급증
로봇 사들여 학습데이터 만든 뒤 업체에 되팔아
FT “민간 실수요 아닌 정책성 수요 지속 가능성 의문”
지난 6월 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올림피아에서 열린 런던테크위크 행사장에 중국의 사족보행·휴머노이드 로봇 전문기업 유니트리의 G1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월 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올림피아에서 열린 런던테크위크 행사장에 중국의 사족보행·휴머노이드 로봇 전문기업 유니트리의 G1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서 실제 로봇을 대거 사들이는 핵심 고객이 공장이나 일반 기업이 아니라 지방정부 지원을 받는 로봇 훈련센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이면에 정책이 만들어낸 수요가 상당 부분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업체들의 매출 상당 부분이 정부 지원 훈련센터에서 발생하면서 현재의 빠른 산업 성장세가 실제 상업적 수요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둘러싸고 투자자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전역에서는 로봇업체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자금을 투입한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센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중반까지 중국에 들어선 관련 훈련센터는 90곳을 넘어섰다.

센터들은 로봇업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구입한 뒤 사람이 원격조종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작업을 반복시킨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동작 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다시 로봇업체에 판매한다.

로봇업체는 이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에 활용해 로봇이 사물을 집거나 옮기고 가사·산업 현장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개선한다.

결국 로봇업체와 지방정부가 함께 세운 센터가 해당 업체의 로봇을 구입하고, 그 로봇으로 학습데이터를 생산해 다시 제조사에 공급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90곳 넘는 훈련센터…로봇 구매·데이터 생산 동시에

휴머노이드 로봇은 대규모언어모델(LLM)처럼 인터넷에 이미 축적된 문서나 이미지 데이터만으로 학습하기 어렵다.

로봇이 현실 공간에서 물건을 집고 이동하거나 힘을 조절하려면 사람이 실제 동작을 반복해 보여주는 물리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중국의 훈련센터들은 원격조종 장비를 이용해 사람들이 로봇에 동일한 작업을 반복 수행하도록 하고 이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센터와 데이터세트 운영이 본격화됐으며 공개된 학습데이터만 550만건을 넘어섰다.

FT는 이 같은 대규모 데이터 수집 인프라가 중국 휴머노이드업체들의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지봇, 유비테크, 유니트리 등 중국 주요 휴머노이드 업체들은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으며 기업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러쥐·유비테크 등 주요 고객은 훈련센터

문제는 현재의 출하량이 실제 산업현장의 상업적 수요를 그대로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FT에 따르면 러쥐로봇, 유비테크 등 일부 중국 휴머노이드업체에서 정부 지원 훈련센터는 현재 주요 매출처 역할을 하고 있다.

민간기업들이 제조 현장에서 대규모로 로봇을 구매해 생산성을 높이는 단계에 도달하기 전에 훈련과 연구 목적으로 발생하는 수요가 먼저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유니트리의 경우 지난해 판매한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상당수가 연구·교육용으로 공급됐다. 산업현장에서 실질적인 작업에 투입된 비중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현재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의 빠른 출하 증가를 최종적인 상업 수요와 동일하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훈련센터가 로봇을 구입하고 데이터를 다시 제조사에 공급하는 구조가 정부 지원에 크게 의존한다면 보조금과 정책 지원이 줄어들 경우 수요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현장서 가치 입증해야”

훈련센터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도 있다.

센터에서는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물건을 집거나 정리하고 가사·공장 작업을 흉내 내면서 연간 수백만건의 데이터를 생산한다.

그러나 통제된 훈련환경에서 만들어진 데이터가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실제 공장이나 가정에서도 그대로 활용될 수 있는지는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결국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훈련 환경을 넘어 실제 기업과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할 만한 생산성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FT는 “현재 중국 정부의 지원 방식은 전기차와 태양광 산업을 육성했던 초기 과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해당 산업에서도 초기 단계에서 지방정부 지원과 대규모 투자로 생산능력을 빠르게 키운 뒤 치열한 경쟁과 업체 퇴출을 거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서도 초기의 과잉투자와 일부 업체의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생산량과 학습데이터를 먼저 축적해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의 빠른 출하 증가가 정부가 만들어낸 초기시장에 머물지, 민간 공장과 서비스업체의 실제 대규모 구매로 이어질지가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