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장사 해외 매출 12.38조 위안(비중 22.7%) 사상 최고… EV·배터리·태양광 상반기 수출 52% 급증
"안 하면 도태" 무제한 증설의 덫… 車 수출 230만 대 폭증에도 업계 총이익률 8%→3.8% '반토막'
독일선 40만 개 일자리 증발·브라질 관세 인상… 베이징 당국, 무역 마찰과 기술 유출 '이중 딜레마'
"안 하면 도태" 무제한 증설의 덫… 車 수출 230만 대 폭증에도 업계 총이익률 8%→3.8% '반토막'
독일선 40만 개 일자리 증발·브라질 관세 인상… 베이징 당국, 무역 마찰과 기술 유출 '이중 딜레마'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내수 시장의 극심한 수요 부진과 저가 출혈 경쟁인 이른바 '네이쥐안(內卷·내권·소모적 과당경쟁)'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일자리 유출과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에서 소화하지 못한 막대한 잉여 생산 능력을 해외 덤핑 수출로 밀어내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수출'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는 '승자 없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8월 2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 우시(Wuxi)에 위치한 차량용 AI 부품(도메인 컨트롤러) 제조사 오토링크(Autolink)는 시 정부의 지원과 16억 위안(약 3,2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로봇 조립 공정을 56초에서 40초로 단축하는 등 공격적인 설비 증설에 몰두하고 있다.
양홍쩌(Yang Hongze) 오토링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먼저 설비를 늘리고 속도를 올리지 않으면 다른 경쟁사에 도태되기 때문에 무제한 제조 모델에 휩쓸려 들어갔다"며 "독일이나 일본 기업들처럼 기업의 생존을 먼저 고려한 뒤 신규 역량을 확대하는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길"이라고 토로했다.
상장사 해외 매출 비중 22.7% 사상 최고… '신 3대 수출품' 52% 폭증
중국 거시 통계는 자국 기업들이 내수 침체를 탈출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얼마나 극단적으로 의존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본토 3,775개 상장 기업의 해외 매출은 총 12조 3,800억 위안(약 2,539조 원)에 달해,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치인 22.7%를 기록했다. 2019년(약 10%)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특히 가베칼 드라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신(新) 3대 수출품'으로 불리는 전기차·리튬이온 배터리·태양광 패널의 2026년 상반기 해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급증한 1,160억 달러(약 161조 원)에 달했다.
로봇청소기 기업 에코백스(해외 매출 비중 50%)와 태양광 기업 트리나솔라 등 주요 소비재 및 신재생 기업들 역시 내수 역성장을 해외 덤핑 수출로 메우고 있다.
'팔수록 밑지는 장사'… 완성차 상반기 230만 대 수출에도 이익률 3.8% 급락
그러나 폭발적인 수출 물량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채산성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작년 연간 수출량(250만 대)에 육박하는 230만 대의 차량을 해외에 수출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제조업계 전체의 총이익은 1,95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017년 8%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3.8%로 반토막 났다.
지리(Geely)자동차의 다이융(Dai Yon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에서는 대당 마진이 3,000위안에도 못 미치지만, 수출 시 대당 1만 2,000~1만 5,000위안의 이익을 남긴다"면서도 "모든 중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어 국내의 살인적인 가격 전쟁이 조만간 해외 전역에서도 재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獨 제조업 일자리 40만 개 소멸… 서방·남반구 무역 방어망 총가동
중국발 저가 덤핑 공세는 글로벌 교역 질서를 강하게 흔들고 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중국의 수출 점유율이 1%p 상승할 때마다 주요 선진국의 상품 물가가 평균 0.5~0.6% 하락하는 억제 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는 현지 제조업 붕괴라는 치명적 대가를 치르고 있다.
독일 경제연구소(IW)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독일 제조업 부문에서 중국과의 저가 경쟁 심화로 인해 총 4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됐다. 라스 클링베일(Lars Klingbeil) 독일 재무장관은 "중국이 보조금과 과잉 생산을 무기로 글로벌 무역 규칙을 파괴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중국차 최대 수입국으로 떠오른 브라질 역시 평균 신차 가격이 전년 대비 3.5% 하락하자,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전기차·하이브리드 관세를 35% 상한선까지 전격 인상하고 부품 관세 면제를 폐지했다.
'추하이(단순 수출)'의 종말… 관세 우회 공장 신설과 국가안보 심사 딜레마
관세 장벽이 높아지자 BYD, 지리, 체리, 립모터 등 중국 완성차 기업들은 스페인 포드 공장 위탁 생산이나 동유럽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 직접 투자로 급선회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깊은 정책적 딜레마에 빠졌다.
해외 공장 이전이 무역 마찰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지만, 동시에 자국의 핵심 제조 기반과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공동화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해외 투자에 대한 국가안보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규정을 신설해 첨단 AI 및 제조 기술의 무분별한 해외 이전을 강력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제품 획일화와 무차별 가격 파괴를 앞세운 '저가 출혈 경쟁'을 해외로 확장하는 것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신뢰를 갉아먹고 무역 마찰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자국 기업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중국발 과잉 생산 능력의 글로벌 전파와 주요국의 무역 장벽 충돌은, 향후 ‘미국·유럽·신흥국이 동시다발적으로 구축하는 관세 및 현지화 규제 장벽’과 더불어 ‘출혈 수출에 의존해온 중국 제조업의 구조조정 및 글로벌 현지화 생존 전략’을 결정짓는 핵심 통상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