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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현대로템 K2PL 2028년 현지 생산 불투명…기술 이전·투자비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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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현대로템 K2PL 2028년 현지 생산 불투명…기술 이전·투자비 '줄다리기'

2차 물량 61대 양산 마찰…핵심기술 보안·정비 거점 시각차
전문가 "대규모 라이선스 성장통…전체 전력화 차질 수준 아냐"
현대로템이 폴란드 육군 맞춤형으로 설계한 차세대 주력전차 ‘K2PL’의 컴퓨터 그래픽 렌더링 형상. 현지 양산 61대를 위한 기술 이전 및 설비 투자 조건을 두고 양국 실무진 간의 협상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현대로템이미지 확대보기
현대로템이 폴란드 육군 맞춤형으로 설계한 차세대 주력전차 ‘K2PL’의 컴퓨터 그래픽 렌더링 형상. 현지 양산 61대를 위한 기술 이전 및 설비 투자 조건을 두고 양국 실무진 간의 협상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K2 주력전차 직도입 물량을 차질 없이 납품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 현지 맞춤형 모델인 ‘K2PL’의 2028년 현지 생산 개시 일정을 두고 양국 실무 협상 단계에서 적잖은 이견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월 2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밀리타르니(Militarnyi)와 폴란드 유력 일간지 제치포스폴리타(Rzeczpospolita)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와 국영 방산그룹 PGZ, 현대로템 간에 진행 중인 K2PL 현지 생산 준비 과정에서 기술 이전 조건, 보안 규정, 설비 투자비 분담 등을 둘러싼 시각차가 지속되며 당초 목표했던 2028년 양산 개시를 확정 짓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폴란드 육군은 2022년 체결된 1차 실행계약(180대 직도입) 납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2025년 8월 체결된 65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총 180대)에 따라 최근 초도 물량 28대를 인수해 일선에 총 208대 이상의 K2 전차를 실전 배치한 상태다.

그러나 2차 계약 물량 중 후속 64대(한국 생산 기준차 3대, 폴란드 현지 양산 61대)를 생산하기 위한 현지 공장 셋업과 기술 이전 협의 과정에서 복합적인 마찰음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기술 보안 요건·번역 문제부터 엔진 정비 거점 선정까지 ‘시각차’


폴란드 언론 및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양측의 주요 쟁점은 기술 이전의 조건과 비용, 그리고 현지 생산 주체 배정 문제로 집약된다.

폴란드 측은 한국 측이 요구하는 핵심 지식재산권(IP) 보호 규정이 모호하고 기술 공유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 측은 국가 핵심 방산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 엄격한 보안 프로토콜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기술 문서가 한국어로만 제공되어 번역 및 기술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현지 불만 사항으로 꼽혔다. 아울러 현지 MRO(유지보수·정비) 인력 양성 교육과 라이선스 비용 산정을 두고도 폴란드 일각에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전차 파워팩(엔진·변속기) 정비 거점을 둘러싼 이견도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독일 레오파르트 2 정비 경험이 풍부한 군용자동차공장(WZM) 대신 전차 차체 생산 거점인 부마르-와벵디(Bumar-Łabędy)에 역량을 모으려는 구상을 두고 폴란드 국방·산업계 내부 지분 갈등과 한국 측과의 조율 문제가 맞물렸다. 여기에 라인 구축에 수반되는 초기 설비 투자금 부담이 커지자 부마르-미쿨치체(Bumar-Mikulczyce), 자크와디 메하니치네 타르누프(ZM Tarnów) 등 일부 현지 부품 협력사들이 사업 참여 재검토를 시사하는 등 내부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비즈니스 힘겨루기” vs “해외 기술 종속의 구조적 성장통”


기갑 전력 분석가인 디펜스24(Defence24)의 다미안 라트카(Damian Ratka) 에디터는 밀리타르니와의 인터뷰에서 “2026~2034년을 포괄하는 K2PL 3차 실행계약(EC3) 준비가 연내 체결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K2PL의 실질적인 현지 양산은 2028~2029년경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갑사 연구자인 안드리 타라센코(Andrii Tarasenko)는 “번역 인력 부족이나 주계약자 선정 갈등은 표면적인 핑계에 불과하며, 해외 무기체계를 도입할 때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기술 종속 우려와 지분 확보를 둘러싼 전형적인 이해관계 충돌”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설비 발주와 입찰 기간 등을 고려할 때 2028년 정시 양산 개시는 물리적으로 빠듯할 수 있다는 신중론을 덧붙였다.

폴란드 전차 전력화 ‘이상 무’…장기 1000대 체제의 분수령


라트카 에디터는 이러한 실무 마찰이 폴란드 육군의 전체 기갑 전력 증강 구도 자체를 위협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폴란드는 이미 미제 M1 에이브람스 전차 366대(M1A1 FEP 116대, M1A2 SEPv3 250대) 조달 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폴란드 내 8개 기업이 52개 부품을 공급하는 등 공급망을 분산해 두었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대규모 해외 기술 이전 및 현지 조립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통상적인 협상 주도권 줄다리기로 보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핵심 기술의 보호와 계약 수익성을 담보해야 하고, 폴란드 산업계는 자국 기업의 지분과 기술 내재화를 극대화해야 하는 이해관계가 충돌한 결과다.

폴란드가 장기적으로 1000대에 달하는 K2 기단을 구축하고 유럽 내 생산 허브 기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2차 계약의 핵심인 K2PL 현지 생산 체제를 조기에 안착시키는 것이 최대 분수령인 만큼 양국 정부와 방산업계의 정교한 실무 조율이 요구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