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제조업 지고 칩·AI 떴다"… 中 상장사, 기술 자립 드라이브에 4년 만에 최고 순익 성장

글로벌이코노믹

"제조업 지고 칩·AI 떴다"… 中 상장사, 기술 자립 드라이브에 4년 만에 최고 순익 성장

상하이 스타 마켓(STAR Market) 순익 4배 이상 폭증·치넥스트 33% 급증… 5,557개사 평균(19.5%) 압도
CXMT 776억 위안 흑자 전환·캄브리콘 순익 2배·중지이노라이트 241% 폭등… 반도체 국산화 결실
부동산·구경제 침체 속 기술주만 질주하는 'K자형 양극화' 심화… 스타50 지수 연초 대비 23% 상승
중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 CXMT는 7월에 상장되어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 CXMT는 7월에 상장되어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되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열풍과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맞선 '국산화 대체' 드라이브에 힘입어 중국 상장 기술 기업들이 4년 만에 가장 가파른 이익 성장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부채 의존형 부동산 및 구경제 제조업이 내수 침체로 깊은 늪에 빠져 있는 반면, 국가적 총력 지원을 등에 업은 첨단 반도체·AI 하드웨어 기업들은 폭발적인 실적 랠리를 이어가며 중국 경제가 뚜렷한 'K자형 양극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9월 2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장사들의 2026년 상반기 중간 실적 공시가 공식 마감된 가운데 기술 혁신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전체 시장을 크게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상장회사협회(CAPCO) 집계 결과, 상하이증권거래소의 하이테크 전문 보드인 커촹반(STAR 마켓) 상장사들의 올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폭증했다. 선전증권거래소의 기술창업판인 치넥스트(ChiNext) 기업들의 순이익 역시 33% 급증했다.

이는 중국 본토 A주 5,557개 전체 상장사의 평균 순이익 증가율인 19.5%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자, 지난 2022년 이후 4년 만에 기록한 최고 수준의 성장 속도다.

CXMT 776억 위안 흑자 전환·캄브리콘 순익 2배… '국산화 잭팟'


실적 폭증의 진원지는 단연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생태계다.

중국 최대 D램 메모리 제조사이자 커촹반 시가총액 1위(3조 8,000억 위안)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는 상반기 776억 위안(약 15조 8,00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23억 3,000만 위안 손실) 대비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7월 상하이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CXMT는 대규모 공모 자금을 기반으로 차세대 HBM 및 모바일 D램 생산능력을 급속히 확충하고 있다.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I 팹리스 캄브리콘(Cambricon)의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미국의 첨단 GPU 공급 차단으로 중국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 채택을 대폭 늘린 데 따른 직접적인 반사이익이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에 광통신 모듈을 납품하는 중지이노라이트(Zhongji Innolight)는 800G 및 1.6T 광트랜시버 수요 폭발에 힘입어 상반기 순이익이 241% 수직 상승했으며, 7월 홍콩 증시 이중 상장을 마무리하며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였다.

구경제 침체 속 기술주만 질주… '스타50' 지수 23% 상승


이러한 실적 차별화는 증시 흐름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커촹반 대표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스타 50(STAR 50)' 지수는 7월 글로벌 기술주 조정 장세 속에서도 연초 대비 23% 급등하며 독보적인 강세를 보였다. 반면 전통 은행, 철강, 부동산 등 구경제 대형주가 대거 포진한 CSI 300 지수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상반기 매출 성장률에서도 커촹반 기업들은 전년비 39%, 치넥스트는 22% 성장하며 전체 상장사 평균(7.6%)을 압도했다.

장치야오(Zhang Chiyao) 싱예증권(Industrial Securities) 수석 애널리스트는 "과거 부동산과 인프라 등 부채(신용) 확장에 의존하던 성장 모델이 완전히 수명을 다했다"며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 AI 컴퓨팅, 첨단 제조업이 중국 경제 성장의 실질적인 새로운 견인차로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자사주 매입 2000억 위안·국가대표 펀드 600억 위안 매수 뒷받침


주가와 펀더멘털을 지탱하기 위한 자본 정책도 한몫했다.

상장사의 약 20%가 8월 말까지 총 2,000억 위안(약 298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여기에 중국국신홀딩스(China Reform Holdings), 중국성통그룹(China Chengtong) 등 국유 '국가대표 펀드'가 기술주 방어를 위해 600억 위안 이상의 자금을 직접 투입해 지분을 늘렸다.

리하오양(Li Haoyang) 중국가맹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붐에 따른 컴퓨팅 파워 수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고정가격 상승, 중국 내 공급망 내재화(탈미국) 추진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기술 기업들의 구조적 이익 팽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술 기업들의 사상 최대 이익 성장은, 향후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이라는 거시적 역풍 속에서도 첨단 반도체·AI 생태계만큼은 국가 자본과 내수 독점을 발판 삼아 나홀로 초호황을 구가하는 중국 경제의 K자형 양극화 구조’를 더욱 고착화시키는 핵심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