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변압기·냉각 장비 기업, AI 데이터센터 건설 특수 누린다

글로벌이코노믹

변압기·냉각 장비 기업, AI 데이터센터 건설 특수 누린다

HD현대일렉트릭 수주 잔고 85억 달러… 전력망 연결 지연이 장비 품귀 불러
액체 냉각 2030년 신규 설치 70% 추산… 고체상태 변압기 상용화 속도
주가 상승폭 둔화와 마진 압박… 공급망 병목과 경쟁 심화가 변수
HD현대일렉트릭.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일렉트릭. 사진=연합뉴스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지면서 전력 설비와 냉각 시스템 기업들이 수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는 9월 2일(현지시각) 엔비디아 외에도 변압기·냉각 장비 공급사들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력망 연결 지연과 부품 품귀 현상이 겹친 가운데, 시장에서는 전력과 열 관리 장비 공급망의 선도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다.

전력망 연결 지연이 부른 장비 품귀


맥킨지는 2030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액이 약 7조 달러(약 9518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도 AI 지출이 수년간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에 맞춰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짓는 일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컨설팅사 피보탈AI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에서는 전력망 연결 대기 기간이 8년을 넘고, 일부 신흥국에서도 최대 24개월에 달한다.

디지털 인프라 서비스 기업 보다데이터의 윙 킨 청 최고경영자는 업계 내에서 발전기와 변압기 조달 기간에 대한 질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주문을 빠르게 쌓아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주 잔고는 85억 달러(약 11조 5583억원)로, 반년 전보다 23% 증가했다.

회사 측은 현재 3년 이상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전력 장비 생산능력을 향후 3년치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중국 하이난진판스마트테크놀로지도 올해 상반기 데이터센터 신규 주문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양사는 반도체로 전력을 변환하는 고체상태 변압기(SST)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UBS(글로벌 투자은행)는 SST가 전력 효율을 약 4% 높이고 비용을 낮출 것으로 추산했다.

액체 냉각 급성장과 마진 압박 변수

AI 칩 발열을 관리해야 하는 운용사들 사이에서 냉각 시스템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시아태평양 기초소재·에너지 분야 리서치 헤드 매티 자오는 전력 소비가 커지면서 냉각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 로드맵을 근거로 2030년 말 AI 서버 랙당 전력 소비량이 1.5메가와트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액체 냉각은 공랭 방식 대비 에너지 소비를 27% 이상 줄일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30년 신규 AI 데이터센터 설치 중 액체 냉각 비중이 7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현재는 약 30% 수준으로 추정된다.

델타일렉트로닉스와 아시아바이탈컴포넌트, 오라스테크놀로지, 선전엔비쿨테크놀로지 등 엔비디아 공급망과 연계된 열 관리 제품 기업들이 수혜를 누리고 있다.

다만 주문 급증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병목과 경쟁 심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델타일렉트로닉스 주가는 올해 90% 이상 올랐으나,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급등한 뒤 올해 상승세가 둔화됐다.

델타일렉트로닉스 핑 청 회장은 매출이 늘더라도 매출총이익률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신제품 플랫폼 전환과 부품 부족이 하반기에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매티 자오 헤드는 모두가 승자가 될 수는 없다며 실제 고객을 확보한 선도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