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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지방선거서 CDU 전후 최악 참패…메르츠 교체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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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지방선거서 CDU 전후 최악 참패…메르츠 교체론 재점화

동부선 의회 진입선 5% 밑돌아…베를린도 1위 내줘, 당대표·총리 교체론 다시 부상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방선거에서 집권 기독민주당(CDU)이 전후 최악 수준의 성적을 거둔 뒤에도 사퇴하지 않고 경제·사회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CDU가 옛 동독 지역에서 주의회 진입선인 5%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내 지도력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독일 북동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과 수도 베를린에서 20일(이하 현지시각)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CDU가 크게 후퇴한 반면 독일대안당(AfD)과 좌파당이 각각 1위에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메르츠 총리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결과를 두고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요한 개혁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메르츠는 “해야 할 일에는 용기와 확고함, 인내가 필요하다”며 CDU 대표이자 독일 총리로서 이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CDU 13%서 4.9%로…주의회 퇴출 위기

ARD방송의 집계에 따르면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 AfD는 38.3%를 얻어 사회민주당(SPD·35.4%)을 앞섰다.

CDU는 4.9%로 떨어져 주의회 진입에 필요한 5% 기준에 미달했다. 최종 결과에서도 이 수준에 머물 경우 CDU는 이 주의회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CDU는 지난 2021년 같은 선거에서는 약 13%를 얻었다. 이번 결과가 확정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CDU가 주의회 선거에서 거둔 가장 낮은 득표율이 된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은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정치적 기반을 두었던 지역이기도 하다.

AfD는 지난 6일 작센안할트 선거에 이어 이달 들어 두 번째로 옛 동독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1위를 기록했다.

FT는 “이번 결과가 메르츠 총리의 낮은 개인 지지율을 문제 삼아온 CDU 내부 비판 세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일부 CDU 관계자들은 선거에 앞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 득표율이 5% 아래로 내려가면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고 총리까지 교체하자는 논의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선거 당일 저녁 베를린에서 CDU 주요 인사들과 회의를 열어 선거 결과를 점검하고 당내 지지를 결집하는 데 나섰다고 FT는 전했다.

◇베를린도 1위 내줘…좌파당 25.3%

CDU의 부진은 수도 베를린에서도 이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좌파당은 25.3%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CDU는 19%로 밀렸다. AfD는 16.3%, SPD는 12.1%였다.

CDU는 2023년 베를린 재선거에서 28.2%를 얻어 1위를 차지했으나 이번에는 득표율이 크게 떨어졌다.

반대로 좌파당은 2023년 약 12%에서 이번에 25% 이상으로 득표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AfD도 2023년 약 9%에서 이번에는 16%대로 상승했다.

좌파당 시장 후보 엘리프 에랄프는 치솟는 주거비 문제를 핵심 의제로 내세웠다. 좌파당은 대형 민간 주택회사가 보유한 약 22만채를 공공 소유로 전환하고 임대료를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PD와 녹색당은 좌파당과의 연립정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구체적인 연정 구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메르츠, 후퇴 대신 개혁 지속 선택

메르츠 총리는 선거 패배에도 연금·세제·보건 분야를 포함한 정부 개혁 정책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SPD 대표는 연금 개혁 등에 대한 유권자의 우려를 거론하며 정책 방향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면 메르츠 총리는 경제 성장을 회복하려면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로이터는 “높은 생활비와 에너지 가격, 부진한 경제 상황, 메르츠 정부에 대한 불만이 이번 두 지역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는 독일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산 에너지 문제도 주요 쟁점이었다.

◇AfD 부상 속 이민자 불안도 확산

AfD의 지지 확대와 함께 옛 동독 지역의 이민자 사회에서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가 선거를 앞두고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의 이주 배경 주민들을 취재한 결과 일부는 외국인을 겨냥한 모욕이나 출신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는 사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AfD는 독일에 체류할 법적 권리가 없는 외국인의 송환을 강화하고 러시아와의 에너지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을 비롯한 옛 동독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노동력 부족도 겪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경제 전문가들은 이 지역이 앞으로 더 많은 숙련 노동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두 선거에서는 서로 다른 방향의 표심이 나타났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는 AfD가 1위에 올랐고 베를린에서는 좌파당이 CDU를 제쳤다.

FT와 로이터는 이런 결과가 경제·사회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메르츠 총리와 CDU에 추가적인 정치적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