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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서방 자산 16곳 전격 통제…美 추가 제재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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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서방 자산 16곳 전격 통제…美 추가 제재에 맞불

푸틴 측근 메드베데프, "군사 억지력 대응"…美 제재에 반발
러 정부, L.E.V. 매니지먼트에 네슬레 등 서방 자회사 16곳 이관
美의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 신설…한국 상사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 부상
미국의 제재와 러시아의 자산 통제 대립 이미지. 사진=제미나이3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제재와 러시아의 자산 통제 대립 이미지. 사진=제미나이3 생성 이미지
러시아 정부가 지난 20일(현지시각) 서방 기업의 현지 자회사 16곳을 전격 임시 통제하며 미국의 추가 제재 법안 서명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9일 러시아 제재 법안 서명 직후 러시아 정부가 평화 협상 차질을 경고하며 제재 유예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 원유 등을 수입하는 제3국 기업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조항을 신설하면서 한국 기업 공급망 경로에도 규제 불확실성이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美 추가 제재 법안 확정과 메드베데프의 군사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승인한 대러시아 추가 제재 법안에 19일 최종 서명했다. 이 법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주요 고위 관료를 비롯해 핵심 수입원인 에너지와 국방 부문을 정조준했다. 이번 서명은 대러 제재의 경제적 파장과 외교적 여파를 두고 수개월 동안 고심한 끝에 최종 결론을 내린 조치다.

법안에는 러시아산 원유 등을 수입하는 제3국 기업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강력한 2차 제재 권한이 포함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진영과 날카롭게 대립해 온 구조적 갈등 속에서 이번 조치는 외교적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법안 통과 직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대서양 건너편 서방이 오직 군사 억지력 언어만을 알아듣는다고 비난하며 군사적 대응을 거론했다. 다만 구체적인 군사 행동 계획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협상 압박과 서방 자회사 16곳 통제 배경


미국의 제재 서명에 대응해 러시아는 외교적 경고와 실질적인 경제 보복을 동시에 가동하며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변인은 이번 제재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 협상 노력을 확실히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행정부가 모색하는 평화 정착 행보에 직접적인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럽 안보 매체 메두자는 이번 법안이 러시아산 원유 등을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 등을 겨냥한 독소 조항을 담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가 미국 의회의 강경파를 견제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닌 국가 안보상 제재 유예 재량권에 기대를 걸고 집행 압박 완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실물 경제 측면에서는 서방 기업 자산에 대한 전격적인 통제 조치가 집행됐다. 푸틴 대통령의 서명에 따른 후속 조치로 러시아 자산관리 법인 L.E.V. 매니지먼트는 스위스 네슬레와 프랑스 오샹, 레마나 프로, FM 로지스틱 등 4개 서방 기업에 속한 현지 자회사 16곳의 임시 관리를 맡았다.
러시아 정부가 특히 이들 4개 기업을 표적으로 삼은 배경에는 명분과 실리 계산이 깔려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들 기업의 모국이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적대국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실무적으로는 네슬레와 오샹 등이 2022년 침공 이후에도 사업을 전면 철수하지 않고 대규모 생산 공장과 대형 유통 매장, 전국 단위 물류망을 가동해 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핵심 내수 인프라를 그대로 흡수해 실질적인 경제 지배력을 쥐면서 서방에 강력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최적의 대상이었던 셈이다.

2차 관세 위협과 한국 상사 공급망 리스크


이 같은 미·러 간 대립 격화는 글로벌 공급망에 밀접하게 연계된 한국 기업들에도 직간접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등을 수입하는 제3국 기업에 대한 2차 제재 조항은 원자재를 취급하거나 현지 물류망을 이용하는 한국 상사 기업들의 계약 체결선이 제재 심사 대상에 연루될 위험을 높이며 거래선 다변화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대러 사업 노출 잔액은 전쟁 이후 축소세를 이어왔으나, 러시아 정부가 서방 기업 자산 통제를 본격 확대할 경우 합작 법인이나 현지 지분을 보유한 제조 업계의 자산 회수 불확실성도 덩달아 커지게 된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유예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고율 관세를 강행할 경우 3국 공급망 전반에 결제 지연 압박과 원가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뚜렷하다. 리스크 관리와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앞으로의 국면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안에 명시된 국가 안보상 제재 유예 재량권을 언제 어떤 조건으로 행사하느냐에 달려 있다. 러시아 정부의 추가 자산 몰수 조치 가능성과 맞물리면서,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공급망의 안정성을 가를 실질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