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상회담서 엔저 직접 우려...다카이치 총리 과소평가 문제 인정
조나이 경제재정상 통화부양 정책 종료 인식 표명...재정 확대 지속 의문
외환 개입 시 미국채 매각 역풍...한국 외환 당국과 수출 기업 촉각
조나이 경제재정상 통화부양 정책 종료 인식 표명...재정 확대 지속 의문
외환 개입 시 미국채 매각 역풍...한국 외환 당국과 수출 기업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엔화 약세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환율 개입 공조 2개월 만에 시장 압박을 재개했다.
도쿄 외환시장 소식통은 28일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이 회담 직후 엔화 과소평가 문제를 공식 거론하며 일본 내각이 정책 수정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공식 의제로 다뤄지면서 일본 정부의 거시 경제 정책 기조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했다.
정상 간 엔저 경고와 일본대응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엔화 가치 하락에 직접 우려를 나타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정상 간 나눈 환율 발언을 당국이 직접 밝혀 공표한 것은 외환 시장에서도 극히 드문 조치로 꼽힌다.
이에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역시 일반론을 전제로 엔화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된 상태는 문제라는 인식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각의 후 기자회견에 나선 조나이 미노루 경제재정상은 금융 완화와 탄력 있는 재정 지출을 병행하던 아베노믹스 형태의 통화부양 정책은 끝났다는 인식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 통화 가치 압박이 가시화하자 일본 경제 사령탑들이 앞다퉈 완화 기조의 퇴장을 시사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선 모양새다.
미국채 매각과 코넌드럼의 역전
미국 정상이 직접 엔화 가치를 문제 삼은 배경에는 미국 국채 시장의 금리 안정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속내가 자리한다.
이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를 위로 밀어 올리는 강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과거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장기 금리가 낮게 유지되던 현상을 '수수께끼(코넌드럼)'라고 부른 바 있다.
당시 일본 통화 당국은 엔고를 저지하기 위해 막대한 달러를 사들이며 미국 국채를 사 모았고, 이 자금이 미국 장기 금리를 낮게 묶어두는 핵심 완충 장치로 작동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지금, 정반대의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엔화 약세를 방어하려는 일본의 자금 조달이 미국 국채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미국 행정부를 긴장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불안이 겹친 상황에서 일본의 미국채 매각은 채권 금리 폭등을 부를 수 있는 뇌관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과거 일본의 꾸준한 미국채 매입이 글로벌 저금리 환경을 지탱한 숨은 축이었던 만큼, 이제는 일본의 외환 보유액 축소가 미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분석한다.
재정 확장 딜레마와 금융시장
일본 내각이 구두로 통화부양 정책 종료를 내세우면서도 적극 재정 기조를 유지하려는 이중 행보는 외환 시장의 불안을 가중한다.
위기관리 투자를 비롯한 확장 재정은 정권의 핵심 공약이어서 사실상 철회가 어렵고, 감세 논의가 이어지며 재정 건전화는 요원한 상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미국과의 금리 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엔화 매도세를 되돌리기는 역부족이다.
이러한 미일 간 통화 힘겨루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합하는 한국 자동차와 철강업계의 수출 채산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형성한다.
올가을에는 미일 공동 개입의 현실화 여부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엔화 가치의 반등 수위가 가려질 전망이다. 나아가 양국 공조가 공고해지면 환율 안정화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일본의 재정 적자가 불어나 엔화 투매가 재개될 경우 이 통화 방어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말로만 통화부양을 부정할 뿐 확장 재정을 지속한다면 재정 악화 우려가 계속해서 엔화 매도 요인으로 남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결국 미국 국채 시장의 충격을 피하면서 실효성 있는 미일 외환 공조를 끌어내고 일본의 재정 건전성을 입증하는지 여부가 향후 엔화의 장기 향방을 가를 최대 관건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