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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탱크·미사일 채우고도 항공유 비축 49일… 전면전 나면 멈춰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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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탱크·미사일 채우고도 항공유 비축 49일… 전면전 나면 멈춰 선다

- 나토 유럽군 연간 군용 연료 370만t 소비… 항공유 비축은 49일에 불과
- 정유 시설 16% 문 닫아 수입 의존 30%… 전면전 발발 시 민간 유류 45% 즉각 징발
- 동부 전선 41조 원 인프라 재건 착수… 한국 방산 무기체계 연료 호환성 새 시험대
유럽 각국이 미사일과 전차, 전투기 등 첨단 무기 확보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이를 움직일 핵심 동력인 항공유 비축량은 49일 치에 불과해 대규모 충돌 시 군수 지원 체계가 마비될 위험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각국이 미사일과 전차, 전투기 등 첨단 무기 확보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이를 움직일 핵심 동력인 항공유 비축량은 49일 치에 불과해 대규모 충돌 시 군수 지원 체계가 마비될 위험에 직면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 각국이 미사일과 전차, 전투기 등 첨단 무기 확보에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이를 움직일 핵심 동력인 항공유 비축량은 49일 치에 불과해 대규모 충돌 시 군수 지원 체계가 마비될 위험에 직면했다.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는 9월 28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에너지안보 우수센터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이 무기 생산량 확대에만 매달린 나머지 연료와 정제 시설 같은 기초 병참 기반을 소홀히 다뤘다고 보도했다. 군비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유류 수급 불균형은 나토 동부 전선의 작전 지속 능력을 위협하고 있으며, 무기 체계 수출과 정유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한국 산업계에도 직간접적 과제를 던지고 있다.

무기 늘려도 연료 바닥… 항공유 비축 49일의 경고


나토 유럽군은 평시 한 해 약 370만t에 달하는 군용 연료를 소비한다. 현지에 전개하거나 경유하는 북미 증원 전력까지 합산하면 연간 소비량은 약 520만t 규모로 늘어난다. 이 수치는 유럽 전체 액체 연료 소비량의 약 1% 수준이다. 총소비량 자체는 크지 않으나 군이 특정 시점에 집중적으로 요구하는 유종의 편중 현상이 보급망의 취약성을 키운다.
공군 전력 운용의 핵심인 항공유는 평시 군용 연료의 60~72%를 차지한다. 교전 상태에 돌입하면 항공유 비중은 군 전체 소비의 75~80%까지 치솟는다. 유럽의 석유와 석유제품 전체 비축량은 약 120일 치에 달한다. 반면 항공유 비축량은 약 49일 치에 그쳐 완충 능력이 가장 부족한 유종에 전력 의존도가 집중돼 있다.

정제소 16% 폐쇄와 전시 민간 유류 징발 압박


유럽 역외 수입 의존도 역시 공급망 위험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유럽은 항공유 소비량의 27~30%를 역외에서 들여온다. 특히 특정 단일 공급국이 외부 수입량의 36%를 차지하며 상위 3개국의 합산 수입 비중은 약 65%에 달한다.

반면 유럽 내부의 정제 능력은 후퇴세를 나타냈다. 2015년 이후 유럽 내 전통 정유 공장의 16%가 문을 닫았고 정제 설비 용량 역시 7% 줄었다. 정유 시설이 소수 대형 공장으로 통폐합되면서 단일 시설 마비가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보고서는 252개 미래 시나리오, 약 6000 세계-연을 모델링했다. 나토 조약 제5조가 발동되는 전면전 상황에서는 민간 항공유의 약 45%를 군용으로 즉시 전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징발 비율은 2035년 기준 최대 60%까지 확대될 수 있다. 전면전이 발발하면 군과 민간 경제가 한정된 유류 자원을 두고 같은 시장에서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디펜스24는 시장 분석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전망을 인용해 2026년 4분기 유럽이 하루 51만 배럴에 달하는 항공유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 정유 허브의 항공유 재고는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 정유·방산 가치사슬에 미치는 구조적 파급


유럽의 정제 능력 약화와 항공유 공급망 균열은 한국 정유와 방위산업 가치사슬에도 구조적 영향을 미친다.

유럽 현지 정제 설비 폐쇄와 역외 조달 수요 증가는 고도화 정제 설비를 갖춘 한국 정유업계의 항공유와 초저유황 디젤 수출선 다변화 경로로 연결된다. 아시아와 유럽 간 정유 제품 가격 차이에 따른 차익 거래 물동량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다. 다만 국내 개별 기업의 구체적인 수출 계약 규모는 공시되지 않았다.

방위산업 영역에서는 무기 체계 자체의 성능을 넘어 작전 지속 능력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 각국으로 수출되는 지상 장비와 항공기의 가동률을 보장하기 위해 연료 효율성 개선과 운용유지정비(MRO) 연계 지원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장비 공급 계약 체결 시 현지 유류 조달 환경과 다종 연료 호환성을 보증해야 하는 과제가 뒤따른다.

반면 중동 항로가 조기에 안정되고 유럽 내 정제 시설 가동률이 회복된다면 이러한 공급망 충격은 완화될 수 있다.

나토는 동부 전선 연료 인프라 재건을 위해 270억 유로(약 41조 8078억 8000만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유럽 내 유류 저장고 확충과 파이프라인 현대화 작업이 향후 한국 기업의 방산 수출 계약 조건 및 군수 지원 체계와 어떻게 맞물릴지 업계의 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