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안보 싱크탱크 보고서 "2026년 초까지 130억 달러 투입해 NXT:1980i 270대 집중 확보"
EUV 차단되자 심자외선 다중패터닝 개조해 화웨이 '어센드' 등 첨단 칩 양산에 전용
방치 시 2035년 AI 칩 4.3억 개 양산… 美 의회·전문가 "부품 수리 포함 침수 DUV 전면 통제해야"
EUV 차단되자 심자외선 다중패터닝 개조해 화웨이 '어센드' 등 첨단 칩 양산에 전용
방치 시 2035년 AI 칩 4.3억 개 양산… 美 의회·전문가 "부품 수리 포함 침수 DUV 전면 통제해야"
이미지 확대보기워싱턴의 안보·기술 전문 싱크탱크인 기술국가안보센터(CTS)가 9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본토 소유 반도체 제조 팹(Fab)들은 2026년 초까지 총 343대에 달하는 액침 DUV 노광장비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ASML의 '트윈스캔 NXT:1980i' 모델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회로를 여러 번 겹쳐 그리는 다중 패터닝(Multi-patterning) 기술을 통해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AI 가속기와 첨단 메모리 제조 라인에 대거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중국의 '장비 비축 열풍'이 향후 미국의 반도체 제재 효과를 구조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면서, 워싱턴 안보 조야와 의회를 중심으로 액침 DUV 장비의 대중국 신규 판매는 물론 기존 설치 장비의 유지보수 및 예비 부품 공급까지 전면 봉쇄해야 한다는 '전면 금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130억 달러 쏟아부어 'NXT:1980i' 270대 확보… "규제 허점 파고들었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전 미국 상무부 수출통제관 니콜라스 브라운(Nicholas Brown)과 전 백악관 기술정책 고문 사이프 칸(Saif Khan)의 정밀 분석에 따르면, 중국 팹들이 확보한 343대의 액침 DUV 장비 중 약 270대가 ASML의 '트윈스캔 NXT:1980i' 모델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기업들은 네덜란드와 미국의 추가 제재가 도입되기 직전인 2024년에 약 90대, 2025년에 89대의 NXT:1980i 기계를 사들이는 데만 130억 달러(약 17조 5,000억 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같은 공격적인 사재기는 ASML의 실적 공시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ASML의 국가별 순매출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4년 41%까지 폭등했으며, 2025년에도 33%에 달했다.
비록 과거 공급망 병목으로 밀렸던 주문이 해소되고 규제가 일부 강화되면서 2026년 1분기 19%, 2분기 14%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중국은 이미 자체적인 첨단 칩 제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물리적 최소 임계치를 넘어선 장비를 손에 쥐었다는 평가다.
네덜란드 정부는 2023년 9월부터 고성능인 NXT:2000i 이상 모델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도입해 사실상 중국 선적을 전면 금지했다. 1년 뒤인 2024년 9월부터 규제 대상을 하위 모델인 NXT:1980i까지 확대했으나, 성숙 공정용이라는 명목하에 건별(사안별) 심사를 통해 수출을 허용하는 허점을 남겼다.
보고서는 성숙 공정용으로 허가받은 장비라도 클린룸 내부에서 소프트웨어 조정과 반복 패터닝 공정을 거치면 언제든 첨단 7나노 공정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치 시 2035년 엔비디아 H100급 4.3억 개 양산"… 장비 유지보수 차단 권고
보고서는 중국이 현재 확보한 노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AI 칩 생산능력을 통제 불능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의 시뮬레이션 모델에 따르면, 중국이 식각·증착 등 다른 칩 제조 공정의 병목을 해결하고 매년 약 90대의 NXT:1980i 장비를 계속 수입할 경우, 2035년까지 중국의 액침 DUV 장비군은 엔비디아(Nvidia)의 대표 가속기인 'H100'에 상응하는 고성능 AI 칩을 연간 최대 4억 3,400만 개까지 쏟아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게 된다.
반면 2027년을 기점으로 모든 신규 수입을 완전히 차단할 경우, 중국의 연간 생산 상한선은 1억 5,300만 개 수준으로 제한되어 서방과의 연산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미국 행정부가 네덜란드 정부와의 공조를 넘어, 미국산 원천 기술이 0.1%라도 포함된 해외 장비의 수출을 일방적으로 통제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전면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순히 신규 장비 선적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 내 첨단 팹에 이미 설치된 DUV 기계의 정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소모성 부품 교체, 현지 서비스 엔지니어링 지원을 원천 차단하는 사후 유지보수 금수 조치가 핵심으로 제시됐다.
美 의회 초당적 '매치법(MATCH Act)' 탄력… 미·중 반도체 냉전 2라운드
워싱턴 정계의 칼바람도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지난 4월 미 의회에 발의된 초당적 법안인 '매치법(MATCH Act)'은 중국이 자체 생산할 수 없는 외국산 반도체 장비의 전면적 판매 및 서비스 제한을 법제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핵심 표적으로 액침 DUV 장비를 정조준하고 있다.
미 상원 의원들은 지난달 이 법안의 조속한 본회의 통과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비록 중국 팹들이 이미 340여 대에 달하는 장비를 창고에 쟁여둔 탓에 전면 금수가 단행되더라도 단기적인 양산 타격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정밀 광학 렌즈 마모와 레이저 모듈 교체가 불가능해지면 장기적으로 장비 가동률과 수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방의 첨단 통제망을 뚫기 위해 '구형 DUV의 극한 개조'를 선택한 중국과, 이를 규제 사각지대로 규정하고 마지막 숨통까지 조이려는 미국의 제재 공세가 정면충돌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사상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