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말레이 청정에너지 타고 AI 허브 구축"… 소프트뱅크·그랩, 사라왁 진출

글로벌이코노믹

"말레이 청정에너지 타고 AI 허브 구축"… 소프트뱅크·그랩, 사라왁 진출

손정의·그랩·페트로스 3자 협약… 수력·가스 기반 AI 컴퓨팅 플랫폼 단계적 개발
美 5,000억 달러 '스타게이트' 이어 동남아 거점 확보… 로봇공학·지역 인재 육성까지 포괄
소프트뱅크 그룹 CEO 손정의가 6월 도쿄에서 열린 기업용 AI 프레젠테이션 행사에서 연설했다. 일본 투자 그룹은 이 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 그룹 CEO 손정의가 6월 도쿄에서 열린 기업용 AI 프레젠테이션 행사에서 연설했다. 일본 투자 그룹은 이 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사진=로이터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과 동남아 최대 슈퍼앱 그랩(Grab)이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동남아시아 AI 인프라 허브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풍부한 수력과 천연가스 등 청정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왁(Sarawak) 주를 무대로 인공지능(AI)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스타트업 투자를 넘어 글로벌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등 '물리적 AI 인프라'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소프트뱅크가 미국과 유럽에 이어 동남아시아로 투자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10월 8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그룹과 그랩, 사라왁 주정부 소유 석유가스공사 페트로스(Petros)는 사라왁 내 AI 및 디지털 인프라 플랫폼 개발을 모색하는 3자 프레임워크 협약을 전격 체결했다.

소프트뱅크 '자금·설계'·그랩 '앱 생태계'·페트로스 '전력' 3자 결합


이번 협약에 따라 3사는 사라왁에 들어설 차세대 디지털 플랫폼의 단계적 로드맵을 공동 수립하기로 했다.

협력 범위는 대규모 AI 연산 컴퓨팅 파워 및 서비스 구축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도입, 로봇공학 응용, 현지 기술 인력 양성과 지역사회 개발 등 AI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른다.

소프트뱅크는 인프라 설계와 글로벌 자금 조달 노하우를 제공하고, 소프트뱅크를 주요 주주로 둔 그랩은 동남아 900여 개 도시에서 축적한 모빌리티·배달 디지털 생태계와 응용 AI 역량을 접목한다.

사라왁 에너지 개발을 전담하는 페트로스는 안정적인 전력과 천연가스 공급 솔루션을 맡아 데이터센터 가동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손정의의 '글로벌 AI 전력망 확보전'… 美 스타게이트 이어 동남아로

소프트뱅크는 기술 스타트업 중심이었던 과거 비전펀드의 투자 패러다임을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직접투자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픈AI 등과 손잡고 5,000억 달러(약 670조 원)를 투입하는 초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자회사 SB 에너지를 통해서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약 10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발전 용량을 갖춘 매머드급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짓고 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은 "컴퓨팅 파워와 전력, 통신망 확보는 물론 AI 서비스와 현지 인재 육성까지 아우르는 복합 인프라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AI 고도화에 따른 막대한 전력 소비를 감당하기 위해 풍부한 청정에너지를 갖춘 글로벌 거점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수력·천연가스 품은 사라왁, 동남아 'AI 데이터 기지'로 부상


보르네오섬 북서부에 위치한 사라왁 주는 말레이시아 최대 면적의 주로, 풍부한 수자원과 천연가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아방 조하리 오펜(Abang Johari Openg) 사라왁 주 총리는 최근 열린 사라왁 국제 디지털 경제 회의(IDECS)에서 전용 전력·수도·컴퓨팅 시설을 결합한 민관 합작 '쿠칭 AI 데이터 캠퍼스'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오펜 주 총리는 "천연자원은 사라왁의 핵심 경제 원천이지만, 더 큰 가치는 자원을 첨단 공학과 지식 기술에 결합하는 데서 나온다"며 기술 전환을 강조했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로 몰려드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와 그랩 연합군이 사라왁의 청정에너지를 지렛대 삼아 아세안 AI 패권 경쟁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