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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여행 예약 확산에 업계 위기…에어비앤비는 예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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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여행 예약 확산에 업계 위기…에어비앤비는 예외일까

독점 숙소 절반 넘어 경쟁사보다 유리…고객 충성도 확보 못하면 광고·수수료 수익성 위협
에어비앤비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에어비앤비 로고.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여행 상품 검색부터 예약까지 대신 처리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온라인 여행 플랫폼의 기존 사업모델이 위협받고 있다.

이용자가 여러 예약 사이트를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AI가 가격과 조건을 비교해 최적의 상품을 찾아주면 여행 플랫폼이 고객을 유치하고 수수료를 확보하는 방식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목표를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 실제 작업까지 대신 처리해 주는 AI 프로그램으로 말만 하면 알아서 일을 처리해 주는 디지털 비서로도 불린다.

그러나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등 경쟁사보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어비앤비에서만 예약할 수 있는 숙소가 전체 등록 숙소의 절반을 넘고 고객 상당수가 외부 검색을 거치지 않고 직접 플랫폼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어비앤비가 AI 에이전트의 확산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의 높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하려면 반복 이용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12일(현지시각) 분석했다.

◇AI 에이전트, 여행 플랫폼의 수수료 수익구조 위협

온라인 여행 플랫폼은 여행자가 원하는 숙소를 쉽게 찾도록 돕고 예약을 중개하면서 수수료를 받는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여러 사이트를 검색하고 예약까지 처리하면 기존 플랫폼의 검색·비교 기능이 갖는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

메타가 지난달 AI 에이전트 '뮤즈'를 출시하자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에어비앤비 등 주요 여행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크게 하락한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했다.

WSJ는 여행 플랫폼들이 AI 에이전트의 위협에 노출된 정도가 서로 다르다고 분석했다.

부킹홀딩스와 익스피디아가 판매하는 호텔 객실은 호텔 자체 웹사이트나 다른 예약 플랫폼에서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AI 에이전트가 동일한 객실을 더 저렴한 가격에 찾을 수 있다면 특정 플랫폼을 이용할 이유가 줄어든다.

두 회사가 운영하는 유료 추천 숙소 광고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웰스파고는 익스피디아의 유료 숙소 노출 서비스가 내년 전체 매출의 약 8%를 차지하고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클 것으로 추산했다.

AI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조건에 맞춰 숙소를 선택하게 되면 광고료를 지불한 숙소를 우선 노출하는 기존 방식의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에어비앤비만의 독점 숙소…AI도 대체하기 어려워

에어비앤비는 경쟁사들과 다른 구조적 강점을 갖고 있다.

WSJ에 따르면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숙소 가운데 절반 이상은 다른 플랫폼에서 예약할 수 없는 독점 숙소다.

이용자가 원하는 특정 주택이 에어비앤비에서만 제공된다면 AI 에이전트가 다른 사이트에서 같은 숙소를 더 저렴하게 찾아줄 수 없다.

또 에어비앤비의 이용자 유입 가운데 90% 이상은 자체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한 직접 방문이다.

외부 검색이나 광고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는 데 상대적으로 덜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고객과의 관계가 예약 완료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번스타인의 리처드 클라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에어비앤비 이용자의 약 90%는 예약 이후 체크인 시간, 열쇠 수령 방법, 현지 세금 등을 문의하기 위해 숙소 운영자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에어비앤비가 숙소 예약을 중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행객과 숙소 운영자 사이의 지속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가격 비교와 예약 기능을 대체하더라도 에어비앤비가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호텔·광고 사업 확대가 오히려 새로운 위험

WSJ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AI 에이전트의 위협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지만 성장 전략에는 역설적인 위험이 존재한다.

에어비앤비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높였으며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

웰스파고의 켄 가우렐스키 애널리스트는 경영진 개편 이후 이어진 제품 개선을 성장세가 빨라진 배경으로 평가했다.

에어비앤비는 예약 시점과 결제 시점을 분리하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호텔 예약을 확대했으며 앱과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투자자들은 향후 호텔 수천 곳의 추가 확보와 렌터카 서비스 확대, 광고사업 진출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 확장이 에어비앤비를 부킹홀딩스와 익스피디아처럼 AI 에이전트의 위협에 취약한 사업구조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 객실은 여러 플랫폼에서 동일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에어비앤비가 호텔 예약 비중을 높일수록 독점 숙소라는 기존 강점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

광고사업도 마찬가지다.

AI 에이전트가 여행객의 숙소 검색과 선택 과정을 대신하면 에어비앤비가 플랫폼 내부에서 광고를 통해 고객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WSJ는 “AI 에이전트가 고객의 유입 경로를 장악하면 여행 플랫폼들이 가격 결정력과 수익성의 일부를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 프라임 같은 충성 고객 확보가 과제

WSJ는 에어비앤비가 AI 시대에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참고할 만한 기업으로 아마존을 제시했다.

아마존 역시 AI 에이전트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체 플랫폼과 고객 관계를 지키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과 경쟁사가 쉽게 확보하기 어려운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의 유료 회원제인 프라임처럼 고객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강력한 회원제는 갖추지 못했다.

호텔업계에서는 힐튼이나 메리어트의 고객들이 숙박 횟수에 따라 적립되는 혜택 때문에 같은 호텔 체인을 반복 이용한다.

반면 일반 여행객은 특정 숙박업체를 반복 이용하더라도 충분한 혜택을 쌓을 만큼 자주 숙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에어비앤비는 수백만 개의 숙소와 상당한 반복 이용 고객을 보유하고 있지만 플랫폼 전체에 적용되는 포괄적인 보상 프로그램은 없다.

최근 호텔 예약에 크레딧을 제공하는 방식을 시험하고 있지만 WSJ는 일시적인 판촉을 넘어 고객 충성도 확보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에이전트가 이용자를 대신해 숙소를 찾는 환경에서는 고객이 특정 플랫폼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직접적인 이유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업체와 제휴 가능성…수수료율 13%에 부담

에어비앤비는 내년 중 자체 AI 에이전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자체 AI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이용자가 모든 여행 상품을 에어비앤비에서만 검색하기를 원할지는 불확실하다고 WSJ는 전했다.

여행객들은 에어비앤비뿐 아니라 브르보, 부킹홀딩스, 호텔 공식 웹사이트 등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비교하기를 원할 수 있다.

가우렐스키 애널리스트는 에어비앤비가 장기적으로 AI 에이전트 개발업체들과 제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에어비앤비는 다른 플랫폼에서 구하기 어려운 독점 숙소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AI 업체들과의 제휴나 충성 고객 보상에 필요한 비용은 현재 약 13% 수준인 에어비앤비의 예약 거래액 대비 수수료 수취율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수수료 수취율이 낮아지면 예약이 늘더라도 거래액 증가분이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 정도는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추가 예약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이러한 비용 부담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 가우렐스키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에어비앤비의 주가는 현재 향후 예상 순이익의 약 25~3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WSJ는 “이 같은 기업가치가 업계 평균을 웃도는 성장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사업 확대만으로는 높은 주가 수준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WSJ는 과거 인터넷 이용 환경이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알파벳과 아마존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두 회사 모두 새로운 환경의 주요 수혜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언급했다.

에어비앤비 역시 AI 에이전트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독점 숙소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WSJ는 이러한 강점을 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고객이 다른 플랫폼보다 에어비앤비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도록 만드는 충성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