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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철강부터 필라델피아 선박까지"… 트럼프 표 '중공업 부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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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 철강부터 필라델피아 선박까지"… 트럼프 표 '중공업 부활' 시험대

한화 필리 조선소 연간 2척→20척 증산 추진… 공간 부족과 亞 대비 2배 건조비 '난관'
메사비 메탈릭스, 아이오와에 150억 달러 투입해 연 1,000만 톤 규모 초대형 제철소 건설
치솟는 인건비·숙련공 부족·공급 과잉 우려… 폭스콘 위스콘신 실패 재림 경계론도
트럼프가 2025년 4월 2일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관세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가 2025년 4월 2일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관세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한 관세 장벽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무기로 철강과 조선 등 전통 중공업을 미국 본토로 되돌리는 제조업 부흥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비용과 인력난이라는 구조적 암초에 부딪히며 거센 시험대에 올랐다.

필라델피아의 유서 깊은 조선소 확장과 아이오와주의 초대형 신규 제철소 건설 등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가동되고 있으나, 과거 미국 제조업의 몰락을 불렀던 고비용 구조와 숙련공 부족, 좁은 야드 부지 등 실질적인 제약 요인들이 가시적인 성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월 13일(현지시각) 미국 유력 경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와 공급망 독립의 핵심 척도로 꼽히는 동부 해안 조선업과 철광석 기반 제철 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필라델피아와 아이오와에서 메가 프로젝트를 동시 가동 중이다.

한화 필리 조선소, 20척 체제 정조준… 아시아 대비 2배 선가와 부지 한계


필라델피아에서는 한국 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 필리 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가 총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바탕으로 상선 생산능력을 연간 2척 수준에서 20척으로 끌어올리는 공격적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소는 급증하는 수요에 맞추기 위해 최근 2년 동안 인력을 2배로 늘려 2,500명까지 확충했다.

이 투자는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조성하기로 한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미국 해역 운항 선박에 대해 자국 건조·승무원 승선·국적 등록을 강제하는 연방 '존스법(Jones Act)'의 엄격한 요건으로 인해 건조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현재 한화 자체 발주 물량을 제외한 외부 수주 잔고는 하와이 선사 매트슨(Matson)이 발주한 컨테이너선 3척에 불과하며, 척당 건조가는 3억 3,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한국이나 중국의 최첨단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동급 초대형 선박 가격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18세기 독립전쟁 시절 설립된 유서 깊은 부지 특성상 선박을 대량 건조할 물리적 야드 공간이 협소하고, 한화를 제외한 다른 한국 대형 조선사들이 미국 내 추가 투자에 미온적이라는 점도 확장성의 한계로 지목된다.

해사 컨설팅사 카라차스 마린 어드바이저스의 바질 카라차스 대표는 "순수 경제적 잣대로 볼 때 외국 선주나 구매자가 필리 같은 미국 조선소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아이오와에 150억 달러 제철소… 메사비 메탈릭스의 1,000만 톤 도박


아이오와주에서는 미네소타 철광석 광산 개발사인 메사비 메탈릭스(Mesabi Metallics)가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입해 연간 최대 1,000만 톤의 철강을 쏟아내는 초대형 제철소를 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집무실에서 모회사인 인도 에사르(Essar) 그룹 경영진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초청해 축하 행사를 열고 프로젝트를 치하했다.

조 브로킹 메사비 메탈릭스 CEO는 자사 광산의 고품위 철광석을 원료로 직투입해 스크랩(고철)을 주로 사용하는 기존 미국 전기로 업체들보다 월등한 최고급 품질의 완제품 강철을 생산하겠다고 자신했다.

완공 시 고용 인원만 약 1,700명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제철 시장 경험이 전무한 기업이 추진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반론이 팽배하다.

메사비는 미네소타 광산을 개발하는 데만 공기 지연과 파산 절차를 겪으며 20년 가까운 세월을 허비한 바 있다.

여기에 기존 미국 철강사들은 2030년부터 공급될 1,000만 톤의 물량이 몰고 올 파장에 긴장하고 있다.

철강 시장 조사업체 CRU의 조쉬 스푸어스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신규 설비 증설은 극심한 생산 능력 과잉을 초래할 것이며, 제철소 간 출혈 가격 경쟁을 촉발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자리 귀환 실적" vs "폭스콘 위스콘신의 재림 우려"


백악관은 과거 트럼프 1기 당시 테네시주 LG전자 가전 공장이나 덴소 부품 공장 확장 유치 사례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린 검증된 트랙레코드를 지녔다"고 정책 효과를 강하게 옹호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18년 대만 폭스콘이 위스콘신주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LCD 공장을 짓겠다고 공언했다가 인건비와 공급망 난관으로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결국 데이터센터 부지로 전환했던 전례를 떠올리며 회의론을 제기한다.

정치적 구호와 파격적인 관세 혜택만으로 수십 년간 고착화된 미국의 높은 인건비, 숙련 기술 인력 부족, 원자재 물류 단절이라는 구조적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트럼프 표 중공업 드라이브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