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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총 5조달러 첫 안착…AI 경쟁이 다음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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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시총 5조달러 첫 안착…AI 경쟁이 다음 시험대

엔비디아 이어 세계 두 번째…쿡 체제 15년간 기업가치 13배 성장
터너스 CEO, AI 경쟁력 강화 과제…오픈AI 기기 개발에 하드웨어 경쟁도 격화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시가총액 5조달러(약 6660조원)를 돌파했다. 엔비디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5조달러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서 대규모 설비투자를 자제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해 온 애플이 새로운 기업가치 기록을 세웠지만 신임 존 터너스 최고경영자(CEO)에게는 AI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가 남았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이하 현지시각) 애플이 뉴욕증시에서 사상 최고가로 거래를 마감하며 시가총액 5조50억달러(약 6667조원)를 기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0.5% 상승했다. 예상보다 높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나스닥지수가 1.88% 하락한 상황에서도 애플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애플은 앞서 여섯 차례 장중 시가총액 5조달러를 넘어섰지만 종가 기준으로 해당 수준을 유지한 것은 처음이다.

WSJ는 이번 기록이 팀 쿡 전 CEO가 이끈 15년간의 경영 성과를 상징하는 동시에 지난 9월 취임한 터너스 CEO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쿡 체제 15년간 시총 13배…AI 대규모 투자 없이 성장

애플은 쿡 전 CEO가 회사를 이끈 15년 동안 시가총액을 13배로 확대했다.

연간 아이폰 판매량은 약 4배로 늘었고 서비스 사업 매출은 연간 100억달러(약 13조3200억원)에서 1000억달러(약 133조20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애플워치와 에어팟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두 제품군의 연간 매출은 합계 300억달러(약 39조9600억원)를 넘어섰다.

애플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한 자금도 1조달러(약 1332조원)를 넘었다.

WSJ는 “경쟁사들보다 설비투자 지출을 제한하면서 투자자 수익률을 높이고 사업 위험을 줄인 전략을 애플의 주요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략은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 기술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동안 애플은 아이폰 등 기기 판매와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사업에 집중했다.

애플의 매출 성장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평균보다 낮지만 주가는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준에서 평가받고 있다.

WSJ는 투자자들이 애플의 사업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가격 급등에도 주가 25% 상승…가격 인상 수용 기대

애플이 직면한 당면 과제 가운데 하나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와 저장장치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아이폰, 맥,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 가격도 크게 올랐다.

애플은 높아진 원가에 대응해 제품 전반의 가격을 인상했다. 과거 신제품 출시 이후 가격을 낮추던 구형 아이폰 모델까지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됐다.

이러한 전략은 소비자들의 기기 교체 시기를 늦추고 판매량을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첫 번째 가격 인상 이후 애플 주가는 25%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애플 기기 구매자들이 높아진 가격을 수용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품 원가 상승으로 이익률이 낮아지더라도 애플이 전체 이익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이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새로운 폴더블 아이폰인 '아이폰 듀오'의 흥행 가능성과 AI 기능을 강화한 시리가 향후 아이폰 교체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애플이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려면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방어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구글과 손잡은 AI 시리…오픈AI 하드웨어 진출도 위협

터너스 CEO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AI 분야에서 뒤처진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WSJ는 AI가 오랫동안 애플의 취약 분야로 평가돼 왔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고 음성비서 시리도 경쟁사의 AI 서비스보다 뒤처졌다.

특히 챗GPT의 등장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AI 챗봇에 기대하는 기능과 성능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애플은 구글과 협력해 새롭게 설계한 시리 AI를 올가을 출시했다.

새로운 시리는 아이폰에 직접 통합돼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주요 기능에서는 여전히 경쟁 AI 시스템보다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은 사용자들의 개인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차별화된 AI 기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AI 에이전트 기술의 발전 속도가 애플의 대응보다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 큰 위협은 AI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움직임이다.

오픈AI는 자체 AI 기기 제품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애플 출신 인력 수백 명을 채용하며 하드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이에 애플은 지난 7월 오픈AI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훔쳤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는 해당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오픈AI는 14일 새로 제출한 법원 서류에서 애플이 자사 직원을 채용했으며 해당 직원이 기밀 파일을 가지고 이직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이에 대해서도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법적 공방은 AI 경쟁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영역을 넘어 핵심 인력 확보와 하드웨어 개발로 확대되고 있음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WSJ는 AI가 터너스 CEO 시대 애플의 미래를 결정할 핵심 경쟁 분야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팀 쿡 전 CEO가 구축한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막대한 현금창출 능력을 바탕으로 애플이 AI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AI 기기 경쟁에서 기존의 우위를 잃게 될지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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