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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가 삼킨 광섬유… 2년 걸리는 증설에 몸값 5배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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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가 삼킨 광섬유… 2년 걸리는 증설에 몸값 5배 뛴다

- 2026년 세계 공급 부족 1억 8000만 광섬유킬로미터 달해
- 공장 가동률 92% 돌파 속 재고 한 달 치로 바닥
- 한국 전선업계 북미 단가 협상 기회와 투자 지연 위험 공존
전 세계 광섬유 공급량이 인공지능(AI) 기반 시설 확충 여파로 예상 수요 대비 1억 8000만 광섬유킬로미터 부족해지며 완성품 현물 가격이 2025년 대비 최대 5배 이상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광섬유 공급량이 인공지능(AI) 기반 시설 확충 여파로 예상 수요 대비 1억 8000만 광섬유킬로미터 부족해지며 완성품 현물 가격이 2025년 대비 최대 5배 이상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4

전 세계 광섬유 공급량이 인공지능(AI) 기반 시설 확충 여파로 예상 수요 대비 1억 8000만 광섬유킬로미터 부족해지며 완성품 현물 가격이 2025년 대비 최대 5배 이상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 10월 19일(현지시각) 발표한 통신 산업 보고서에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공급 부족이 최소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초거대 데이터센터 연결망 구축이 촉발한 조달 경쟁은 북미 초고속 통신망을 공략하는 한국 케이블 기업들의 수출 협상 환경에도 뚜렷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선점 나선 통신사들… 6년 치 물량 묶는 장기 계약 확산


초거대 인공지능 클라우드 확장과 데이터센터 간 상호 연결망, 대용량 기간 통신망 증설이 광섬유 수요를 단기간에 끌어올렸다.
트렌드포스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광섬유 총수요는 5억 7700만 광섬유킬로미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체 수요 가운데 데이터센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18~20% 수준에서 2027년 30~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거대 정보기술 기업뿐만 아니라 주요 반도체 제조사와 통신 사업자들의 통신망 투자가 동시다발로 겹친 영향이다.

공급망 경색 조짐이 뚜렷해지자 대형 통신 사업자들은 단기 현물 구매를 멈추고 장기 공급 계약으로 조달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은 2026년 9월 광케이블 제조사 코닝과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총 1억 2900만 광섬유킬로미터를 확보하는 다년간 계약을 맺었다. 대규모 기간망과 초고속망 구축에 들어갈 핵심 원자재를 조기에 선점하려는 움직임이다.

모재 증설에 최장 24개월 소요… 재고 바닥에 가격 폭등


물량 부족이 빠르게 풀리기 어려운 이유는 핵심 원재료인 광섬유 모재(프리폼) 생산 설비를 늘리는 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화학기상증착 장비를 들이고 생산 공정을 구축하는 데만 18개월에서 24개월이 걸린다. 지금 당장 신규 투자를 결정하더라도 공장이 돌아가 완제품이 쏟아져 나오기까지 최소 1년 반 이상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제조 공장의 여력도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다. 2026년 기준 전 세계 광섬유 생산 설비 가동률은 92%까지 올라섰으며 주요 공급사들의 2027년 1분기 주문 예약은 이미 마감됐다. 2024년 4개월 치에 달하던 완제품 재고는 현재 단 한 달 치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좁은 공간에서 구부려도 신호 손실이 적은 데이터센터 내부용 굽힘 손실 방지 광섬유 가격은 2025년 평균 대비 5배 이상 형성될 전망이다. 기간망용 광섬유는 2.8배, 일반 통신용 광섬유는 3.7배 안팎으로 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광케이블 산업의 수출 기회와 투자 속도 조절 부담


세계적인 공급난은 북미와 유럽 초고속 통신망 시장을 개척 중인 한국 광통신 제조사들에 평균 판매 단가를 높일 우호적 환경을 열어줄 수 있다.

LS전선과 대한광통신을 비롯해 모재 수직계열화나 안정적인 광섬유 조달망을 갖춘 기업들은 물량 부족 국면에서 장기 프로젝트 수주 마진을 개선할 발판을 마련한다. 좁은 공간 배선에 최적화된 특수 규격 제품을 생산하는 부품 협력사들 역시 해외 판로를 넓힐 기회를 맞는다.

반면 공급망 너머에서 밀려오는 경기 둔화 위험도 뚜렷하다. 세계 거대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의 수익성 검증 문제로 설비투자 집행 속도를 늦출 경우 통신사들이 맺어둔 장기 계약의 실제 발주가 뒤로 밀릴 수 있다.

전력망 공급 지연으로 데이터센터 가동 자체가 늦춰져 통신망 고도화 우선순위가 뒤바뀌면, 가파르게 올랐던 현물 가격의 프리미엄 역시 단기간에 사그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