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FCF 적자 전환·필라델피아 반도체 15% 급락에 대만달러 1년 반 만에 최저치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 고공행진… 수입 의존도 높은 필리핀 페소화 '사상 최저' 추락
한국, 매파적 금리 동결과 9월 500억 달러 무역 흑자로 선방… 인도는 직접 외환 개입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 고공행진… 수입 의존도 높은 필리핀 페소화 '사상 최저' 추락
한국, 매파적 금리 동결과 9월 500억 달러 무역 흑자로 선방… 인도는 직접 외환 개입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빅테크의 막대한 AI 자본지출(Capex) 회수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며 반도체주 중심의 자본 유출이 가속화된 데다, 고유가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신흥국 통화를 강타하는 양상이다.
다만 한국과 인도 등 일부 국가는 중앙은행의 긴축적 기조 유지와 적극적인 시장 개입, 수출 흑자에 힘입어 하락 흐름을 거스르며 자국 통화 방어에 선전하고 있다.
10월 2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천문학적인 AI 지출에 대해 금융시장의 의구심이 짙어지며 기술주 매도세가 환율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
대만달러 1년 반 만에 최저치… TSMC 기술주 충격 직격탄
미국 테크주의 급격한 조정은 아시아 기술 제조업 국가들의 통화 약세를 촉발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를 필두로 미국 빅테크 공급망과 가장 밀접하게 얽혀 있는 대만의 경우, 신대만달러(TWD) 환율이 지난 10월 20일 장중 달러당 32.5대만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최근 1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즈호은행의 호리 다카히로 수석시장경제학자는 "미국 주식시장의 기술주 밸류에이션 조정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현지 주식시장 하락을 통해 대만달러 약세로 직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운에 기름값 폭등… 필리핀 페소화 '사상 최저' 추락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다, 미국이 차기 의회 중간선거 직후 대(對)이란 군사 행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국제유가의 조기 안정 기대감은 완전히 꺾였다.
에너지 수요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아시아 신흥국들은 고유가로 인해 수입 물가가 치솟고 경상수지가 악화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필리핀 페소화 환율은 달러당 64페소 선에 진입하며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이 7%를 웃도는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으나, 시장의 통화 방어선 붕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니시하마 도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 당국이 그동안 금리 인상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인 탓에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대응 곡선 뒤로 밀려났다"고 평가했다.
韓, 9월 500억 달러 무역 흑자·매파 동결로 '2년 만에 최고' 선방
반면 한국과 인도는 자국 중앙은행의 단호한 조치와 실물 경제 지표에 힘입어 뚜렷한 차별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6월 고점 대비 약 40% 급락하며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진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약 2년 만에 가장 강한 수준을 기록하며 나홀로 강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정책금리를 연 3.00%로 동결하면서도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신호를 일관되게 시장에 전달한 점이 환율 방어막이 됐다.
여기에 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지난 9월 사상 최대치인 약 500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달성한 실물 무역 지표도 원화 가치를 강력하게 지지했다.
인도 역시 이달 초 달러당 96루피 선까지 밀려나며 4개월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던 루피화 가치를 최근 94루피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인도준비은행(RBI)이 국영 석유공기업들에 외환 결제용 달러를 직접 공급하는 특수 창구를 가동하고 투기적 외환 파생상품 거래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전방위적인 직접 방어전에 나선 덕분이다.
다만 노무라증권의 하루이 신야 수석외환분석가는 "중앙은행의 인위적인 외환 시장 개입으로 루피화가 일시적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 수급에 기인한 매수세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AI 수익 모델 검증과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혼란이라는 두 가지 글로벌 변수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외환보유액이 넉넉하지 못하거나 통화정책 실기 논란을 겪는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통화 가치 불안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