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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휘발유값 1달러 오르면 대통령 순지지율 10%P 하락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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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휘발유값 1달러 오르면 대통령 순지지율 10%P 하락 상관관계

텔레그래프, 50년간 유가·지지율 분석…트럼프 순지지율 10월 평균 -30%P
휘발유 갤런당 4.20달러…1970년대 이후 최저 지지율 가능성도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달러 상승할 때 대통령의 순지지율이 평균 약 10%포인트 하락하는 통계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란 전쟁으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미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추가 유가 상승이 정치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50년간 미국 휘발유 가격과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휘발유 가격이 높아질수록 대통령의 순지지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순지지율은 국정수행 지지율에서 부정 평가 비율을 뺀 수치다.

텔레그래프는 “이같은 통계적 관계를 적용할 경우 휘발유 가격이 현재보다 약 1.20달러(약 1603원)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순지지율이 최근 50년간 미국 대통령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텔레그래프는 “휘발유 가격과 지지율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가격 상승 자체가 지지율 하락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 휘발유 1달러 상승에 순지지율 10%P 하락 상관관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과 밀접한 관계를 보여왔다.

지난 50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휘발유 1갤런(약 3.79L)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이 1분 늘어날 때 대통령 순지지율은 약 5%포인트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를 현재 임금 수준으로 환산하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달러(약 1336원) 상승할 때 순지지율이 약 10%포인트 하락하는 관계에 해당한다.

분석에는 실업률과 대통령 재임 기간에 따른 영향이 반영됐다.

이같은 관계는 특히 지난 2001년 이후 두드러졌다.

텔레그래프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집권 2기에 휘발유 가격과 지지율의 관계가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의 여파와 허리케인 카트리나, 금융위기 등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지난 2008년 10월 부시 대통령의 순지지율은 -42%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텔레그래프가 최근 수십 년간 미국 대통령의 최저 순지지율로 제시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10월 평균 순지지율은 약 -30%포인트로 집계됐다.

텔레그래프는 과거의 통계적 관계를 단순 적용하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20달러 추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순지지율이 부시 전 대통령의 최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미국 휘발유 갤런당 4.20달러…지난해보다 40% 상승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갤런당 약 4.20달러(약 5610원) 수준이다.

지난해 약 3달러(약 4007원)와 비교하면 약 40% 오른 가격이다.

미국에서 보통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2022년 6월의 갤런당 5달러(약 6679원)였다.

현재 가격은 당시 최고치까지 1달러도 남지 않은 수준이다.

휘발유 가격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이란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이 지목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한 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같은 상황이 수개월 동안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조지아주 유세에서 미국 경제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휘발유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텔레그래프는 “미국 주유소에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하는 스티커가 등장하는 등 유류비 부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취임 후 12개월 안에 에너지 가격을 절반 이상 낮추고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2달러(약 2672원) 미만으로 떨어뜨리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미국 휘발유 평균가격은 당시 제시한 목표의 두 배를 넘는다.

◇ 입소스 조사 지지 32%·반대 66%…중간선거 앞두고 물가 부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2~26일 실시된 입소스의 미국 성인 대상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2%였으며 반대한다는 응답은 66%로 나타났다.

지지율에서 반대 비율을 뺀 순지지율은 -34%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높은 생활비와 이란 전쟁에 대한 불만 등이 거론된다.

미국은 오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휘발유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정치 담당 부국장으로 일했던 제프 로드는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점과 주유소에서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상황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필수품과 연료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정치적 판단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 유가와 지지율의 상관관계…다른 정치·경제 변수도 작용


텔레그래프는 휘발유 가격과 대통령 지지율의 관계를 해석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유가가 지속됐던 시기에는 전쟁과 경기침체 등 다른 악재가 동시에 발생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1979년 석유파동 당시 휘발유 가격 급등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980년 대선에서 패배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지지율도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 가격 급등 이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사례만으로 유가 상승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이란 전쟁 이전부터 여러 정치적 사건의 영향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관세정책 발표 이후 주식시장 급락,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을 둘러싼 논란, 강경 이민정책에 대한 반발 등이 이미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가가 추가 상승하더라도 과거의 통계적 상관관계가 그대로 재현될지는 불확실하다.

텔레그래프는 상당수 유권자가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휘발유 가격 상승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움직이는 여러 변수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다만 미국에서 연료비가 가계의 일상적인 지출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정치적 부담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