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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치솟아도 美 국채 금리 4.933%로 떨어졌다…AI 공포가 삼킨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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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치솟아도 美 국채 금리 4.933%로 떨어졌다…AI 공포가 삼킨 금융시장

- WTI 104 달러로 오름세, 국채 금리 4.933%로 하락...10월달 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의 80% 동조화 흐름 중단
- 북미 빅테크 설비투자 급증으로 향후 4년간 약 5372조 원 규모 채권 물량 쏟아질 전망
- 마이크로소프트 신용부도스왑 5년래 최고치 기록 속 한국 반도체 공급망 조달 여건 영향 주시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각)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발표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화면에 케빈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중계되는 가운데,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0월 28일(현지시각)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발표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 화면에 케빈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중계되는 가운데,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국채 금리가 국제 유가 상승세 속에서도 하락으로 돌아서며 수년간 이어진 두 지표의 동조화 흐름이 2026년 10월 한 달간 멈춰 섰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11월 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포트폴리오 매니저 분석을 인용해 유가와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사이의 80% 상관관계가 이 기간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금융 시장이 지정학 위험보다 인공지능(AI) 자산의 조정을 미국 경제 전반의 둔화 신호로 묵직하게 받아들이면서 한국 반도체와 정보기술 공급망 전반에 미칠 파급 경로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가와 국채 금리 동조의 이상 이탈


올해 내내 국제 유가와 미국 국채 수익률은 높은 동조화 흐름을 이어왔으나 10월 들어 두 지표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12월물이 10월 31일 기준 배럴당 104달러 12센트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보인 반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933%로 오히려 떨어졌다.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 방송 프로그램 '에스엔피 상장지수펀드 에지'에 출연해 유가와 국채 수익률의 높은 상관관계가 지난달에 멈췄다며 시장의 인식 속에서 지정학 위험이 인공지능 관련 위험에 비해 뒷전으로 밀려났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케빈 워시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으로 유가 상승을 지목한 것과 달리, 로젠버그 매니저는 국채 수익률의 방향성 이탈이 시장에 더 결정적인 신호를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금융 시장 참여자들은 중동의 전쟁이나 유가 상승 같은 전통적인 지정학적 악재보다, AI 거품 붕괴와 그로 인한 경기 침체 위험을 훨씬 더 무섭고 치명적인 악재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기술주 조정과 설비투자 착시

10월 한 달 동안 인공지능 관련 핵심 기술주들은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특히 구글은 단 하루 만에 주가가 12% 이상 급락하며 회사 역사상 가장 큰 단일 거래일 하락폭을 기록했고 시가총액에서 약 5000억 달러(약 671조 4950억 원)가 사라졌다.

미국 나스닥 시장 역시 이 여파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로젠버그 매니저는 국채 수익률 하락의 배경을 시장이 인공지능 관련 자산의 조정을 미국 경제 전반의 성장 둔화 신호로 받아들인 결과라고 풀이했다.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예상을 상회했으나 그 내용 면에서 기업 설비투자가 2011년 이후 최대 폭인 12.7% 증가를 기록했고, 특히 정보처리 장비 37%와 데이터센터 관련 산업 장비 25% 투자가 성장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워시 연준 의장은 경제 강세가 특정 기술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시각차를 보였다.

채권 공급 폭증과 공급망 파장


초대형 기술 기업들은 대규모 인공지능 설비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공모 채권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약 10년 만에 공모 채권 시장에 복귀한 것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행보였다고 로젠버그 매니저는 전했다.

향후 4년간 주요 기술 기업들이 발행할 인공지능 관련 채권 규모는 최대 4조 달러(약 5372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 세계 채권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소화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나 시장의 수용 능력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5년래 최고치인 55bp(1bp=0.01%포인트)를 기록하고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왑이 300bp에 근접한 점은 대규모 채권 조달에 따른 금융기관의 위험 수용 여력이 좁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북미 기술 기업들의 채권 발행 확대와 인프라 투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한국 반도체 제조사의 수주 물량과 자금 조달 여건에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게 된다.

향후 공모 채권 시장의 발행 금리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 변화 추이가 주요 관찰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