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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투자 42%로 둔화…日 '곡괭이 신화'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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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투자 42%로 둔화…日 '곡괭이 신화' 흔들린다

미국 주요 5개사 2027년 설비투자 1조 1200억 달러…증가율 86%서 반토막
메타 상장 후 첫 잉여현금 적자…키옥시아 16% 폭락·공조 공사업체 연중 최저
10월 닛케이 3463엔 급락…골드만삭스 투자의견 중립 하향 및 규제 리스크
도쿄주식시장 현황을 나타내는 스크린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주식시장 현황을 나타내는 스크린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인프라 설비투자 확대 속도가 내년부터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일본 증시를 떠받치던 핵심 공급망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2일 미국 대형 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증가율이 내년부터 급격히 꺾이면서 일본 부품·장비 공급망 종목들의 수익성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19세기 골드러시 시절 금광을 캐는 광부보다 곡괭이를 판 상인이 실속을 챙겼듯 막대한 설비투자 수혜를 입었던 이른바 '곡괭이 종목'들의 실적 기대감이 매도 압력으로 돌변한 국면이다.

빅테크 투자 둔화와 10월 닛케이 급락


금융정보업체 QUICK과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오라클 등 미국 5개사의 2027년 합산 설비투자액은 1조 1200억 달러(약 177조 엔)로 추산됐다. 총액 규모는 천문학적이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42%에 그칠 전망이다. 2026년 기록할 86% 폭증세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반토막 나는 셈이다.

투자 증가율은 이후 2028년 11%, 2029년 4%로 급속히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를 둘러싼 신용 불안에 더해 대규모 인프라를 경쟁적으로 늘려온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재무 부담이 표면화됐다. 특히 메타는 최근 7~9월기 실적 발표에서 잉여현금흐름(FCF)이 상장 이래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혀 과잉 투자의 지속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기술주 거품 우려가 번지며 10월 닛케이평균주가는 한 달간 3463엔(5%) 밀렸다.

1조1200억달러 집계와 키옥시아 16% 충격


빅테크의 현금 고갈과 투자 속도 조절은 일본의 핵심 부품·장비 기업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11월 들어 닛케이평균주가에 대한 투자의견을 강세에서 중립으로 낮추며 인프라 감속의 충격이 제조사에 집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반도체 대기업 키옥시아홀딩스는 10~12월기 연결 순이익 예상치가 1조 3600억 엔으로 직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치자 2일 주가가 16% 폭락했다. 서버 전력 설비를 맡는 킨덴과 칸덴코는 연중 최저가로 가라앉았고, 데이터센터 공조 설비 1위인 다카사고열학공업 주가도 지난 2월 고점 대비 30% 넘게 떨어졌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빌리지캐피탈은 목표주가가 과도하게 높게 잡힌 종목들을 중심으로 시장의 추정치 하향이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규제 리스크와 실적 하향 반증


실적 지표 악화는 통계로 확인된다. 닛케이반도체주지수 구성 종목 중 3월 결산 법인의 2029년 3월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15%로 주저앉았다. 직전 회기 예상치인 25%에서 가파르게 둔화하는 흐름이다. 여기에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규제를 내건 민주당이 상원 60%, 하원 80% 이상의 과반 확보 확률을 기록 중인 점도 통상 악재로 꼽힌다.

연중 최저 수준으로 밀려난 일본 인프라 공급망 종목들이 반등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는 미국 빅테크들이 현금흐름 악화를 극복하고 설비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집행하느냐에 좌우된다. 미국의 전력망 부족으로 인공지능 인프라 착공이 장기 지연되거나 선거 이후 빅테크 반독점 및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된다면, 1조 달러대 설비투자 시나리오는 추가 삭감되며 장비 수주 절벽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시마다 카즈아키 이와이코스모증권 수석전략가는 "미국 선거 이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관련 산업 전반에 걸친 매도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