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사냥술 알고보니…끈적한 침으로 사냥감 포획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주위 환경, 광선, 온도에 따라 몸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카멜레온. 파충류과의 이 동물은 혓바닥으로 먹잇감을 번개같이 낚아챈다.

카멜레온이 혀를 채찍처럼 휘둘러 먹잇감을 잡아들이는 기술에 대해 과학자들은 널리 연구를 해왔지만 핵심기술은 그동안 수수께끼에 쌓여 있었다. 공기와 함께 빨아들인다는 흡착설부터, 끈끈이 같은 게 있다는 접착설, 벨크로처럼 많은 미세한 고리를 건다는 찍찍이설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설이 난무했다.

그러나 벨기에와 프랑스 과학자들이 카멜레온 사냥술의 비밀을 밝혀내고 20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에 기고했다.

공동저자인 벨기에 몽스 대학의 파스칼 다망 교수에 따르면 카멜레온의 혀에 있는 점액의 끈적거리는 정도가 사람 침(타액)의 1000배에 달한다며 이것이 카멜레온 사냥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접착의 강도를 계산할 수 있는 공식도 개발했다. 카멜레온 침의 점성은 대단히 강해 자신보다 큰 먹잇감도 충분히 끌어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카멜레온의 혓바닥이 사냥할 정도로 충분히 끈적하다는 사실은 이번에 확인됐다. 하지만 도대체 혓바닥에 붙은 먹이를 입안에서는 어떻게 풀어놓는지 과학자들은 아직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가설이라는 전제로 다망 교수는 "입안 어딘가에서 끈적거리지 않는 보통 때의 침을 분비해 접착을 푸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