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컴퓨팅 컨퍼런스...샤오우엔 혼 박사는 기계-인간 함께 진화해야

피터 리 MS연구소 총괄(부사장)은 3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약 2000명이 참석한 ‘21세기 컴퓨팅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행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 인공지능(AI)관련 행사다.
그는 “이제 (AI)기반의 언어와 시각이 결합하면서 사람과 인터랙션하는 시대가 됐다. 오늘날 컴퓨팅 변화는 구텐베르크만큼 큰 변화를 가져다 준다. 기계들이 세계를 보면서 인식하는 능력이 그 어느 때 빨라서 사람과 비슷한 능력을 실현하고 있다”는 말로 급속한 컴퓨팅 세상의 변화를 설명했다.
피터 리 부사장은 더많은 컴퓨팅파워가 요구되는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아키텍처보다는 SW쪽 연구가 강조되고 있다면서 SW발전에 가장 중요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기본 알고리듬과 머신러닝의 발전이라고 요약했다. 이미 지난 2011년 MS가 머신러닝을 통한 AI 음성언어 실시간 번역시스템을 발표한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또 머신러닝이 컴퓨터에 접목되면서 듣고, 해석하고, 이해하는 인터랙션 뿐만 아니라 보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성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MS가 이미 윈도와 스카이프 번역기를 결합해 9개국에서 번역기능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에서도 이 번역기능을 실시하려고 준비하고 있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다만 현재 전세계적으로 청각장애인들에게 스카이프 번역기술을 활용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전세계 200개 학교에서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글, IBM, MS 등이 모여 만든 AI관련 컨소시엄 ‘파트너십온AI’(Partnership On AI)에 대해 “지난 9월 말 출범했다. 하지만 확정적 계획은 없다. 참여기업들은 파트너인 동시에 경쟁자다. 공통점은 AI가 균형있게 쓰여서 인류에 해를 끼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컨소시엄의 첫 번째 목표는 어떻게 AI를 긍정적으로 민주화하는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의 컨소시엄 참여 여부와 관련해서는 “소수의 멤버들로 시작했지만 한국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줄 곳들이 있다”며 “한국은 신기술을 매우 빠르게 도입하고 분명한 표현을 하는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어 중요하다. 관심을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AI를 적용한 개인 비서 서비스 ‘코타나’의 한국어 지원여부에 대해서는 “음성 인식 기술에 있어 아시아, 특히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며 “정확한 일정은 미정이지만 조만간 코타나에서 한국어도 정식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의 AI 비즈니스 접근방식에 대해서는 “MS가 제공하는 툴 키트를 갖고 각자 가진 자신의 아이디어로 이를 개발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MS가 뭐든 다 만들어 제공하려는 것이 아니다. 근간이 되는 툴을 갖고 상생하자는 것이다. 동시에 전세계 수많은 사용자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더 행복해지고 일하기 쉽게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왜 연구에 베팅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든 업체들은 디스럽션(파괴적 기술)을 말하면서 또한 기쁨과 편의 제공을 원한다. 그 원천은 우연하게 생긴 좋은 일, 즉 ‘시렌디퍼티’(serendipity)’다. 기술을 추구하는 업체들의 목표가 이것이 아닌가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 날 기자들과 만난 샤오우엔 혼 MS아시아태평양 R&D그룹소장(부사장)은 MS가 추구하는 AI의 목표에 대해 “기계와 인간이 함께 진화해 나가는 것, 즉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라고 설명했다. 혼 박사는 이에 대해 “우리는 모두에게 컴퓨팅을 사용할 수 있는 파워를 부여한다. AI(사용)의 민주화가 구글,IBM과의 가장 큰 차별화다. AI를 클라우드에 접목해서 개발하거나 파트너 접근 방식을 사용한다. 구글이나 IBM 등도 이런 접근방식을 따라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혼박사는 MS가 가진 AI 기술력을 설명하면서 구글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우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2분기에 MS의 AI에 기반한 사물 비전 인식 기술이 구글에 비해 11%나 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MS의 사물 인식 기술은 픽셀 단위 수준까지 세분화돼 단순한 사물인식 수준을 넘어, 사람, 사물을 구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실제 그림과 데이터를 제시하며 설명했다.
혼박사는 또 날로 빅데이터가 중요성을 띠어가고 있다면서 MS가 가진 ‘파워BI’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하게 기술된 빅데이터를 쓸모있게 만들 표나 그래프로 보여주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솔루션이다.
AI가 인간에 해를 끼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AI 뒤에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모든 AI는 스스로 알고리듬을 만들거나 프로그래밍 할 수 없다. AI는 툴일 뿐이다. 자동차나 비행기처럼 인간을 도와주는 수단일 뿐이다. 따라서 MS의 비전은 빠르게 생각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이 행복하게 이 기술을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