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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포티파이, 없는 음원도 다 있다…서비스 안정화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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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포티파이, 없는 음원도 다 있다…서비스 안정화는 과제

6천만개 트랙, 소비자 선택 폭 넓혀…국내 유통사와 협의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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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티파이
'음원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스포티파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기대한 리스너들이 많았을 것이다.

기자 역시 멜론과 플로 등을 이용하면서 "이 노래는 없네"라고 한숨 쉰 뒤 유튜브에서 음악을 찾은 적이 많았다. 스포티파이는 이처럼 '최애음악'을 찾아 플랫폼을 유랑하는 나그네의 갈증을 풀어줄 우물처럼 느껴졌다.

스포티파이를 처음 접하고 느낀 점은 예상한대로 음원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6000만개 이상의 트랙과 40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보유한 플랫폼답게 멜론과 플로에서 찾지 못한 음원을 모두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음원 서비스를 갈아타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멜론에 익숙했던 기자는 달라진 UX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기자는 멜론을 이용할 때 ‘플레이리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듣고 싶은 음악이 명확했던 만큼 해당 음악들로 재생목록을 만들어 셔플재생하면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스포티파이는 한 번 음악을 재생한다고 재생목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재생목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마저도 지속적으로 남는 재생목록이 아닌 일시적인 것이다.

때문에 ‘플레이리스트’를 활용해야 한다. 스포티파이의 UI는 이렇게 구성된 플레이리스트를 전면에 내세워 이용자가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한다.

이 같은 UI는 듣고 싶은 음악이 확실치 않은 이용자들이 쓰기에 좋다. "오늘은 비가 오니 비오는 날에 어울리는 음악을 듣고 싶다", "기차타고 멀리 가는데 들을 만한 음악을 원한다" 등 막연한 기호가 있을 때 이용하기 좋다. 만약 듣고 싶은 음악이 확실히 정해져 있는데 시시각각 바뀐다면 스포티파이는 다소 번거로울 수 있다.

막연하게 음악을 추천받아 듣는 것은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변덕이 심한 이용자라면 스포티파이는 꽤 오지랖 넓은 서비스일 수 있다. 이는 결국 이용자의 행태에 따라 음원서비스 선택폭이 넓어짐을 의미한다.

스포티파이의 음질은 타 음원 서비스에 비해 한결 부드럽다. 이는 귀를 편안하게 해주지만 주변 소음이 그대로 유입된다는 단점이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잘된 무선 이어폰을 활용할 경우 이를 상쇄시키지만 음악 외에 다른 소음을 용납하지 않는 이용자에게 이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성인인증이 필요한 곡을 클릭하면 성인 인증을 요구하는 창이 뜬다. 이 창은 인증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이미지 확대보기
성인인증이 필요한 곡을 클릭하면 성인 인증을 요구하는 창이 뜬다. 이 창은 인증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불편함은 성인 인증이 필요한 음원의 경우 제대로 인증절차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Limp Bizkit의 ‘Gold Cobra’를 들을 경우 19세 미만 청취불가곡인 만큼 성인 인증이 필요하다. 해당 곡을 클릭하면 성인 인증이 필요하다는 창이 뜬다. 여기서 ‘다음’을 누르면 성인인증 웹페이지로 넘어가고 이어서 인증서비스인 ‘패스(PASS)’창이 뜬다. 그러나 ‘패스’를 통해 인증을 마치고 다시 해당 곡을 클릭해도 재생되지 않은 채 다시 성인 인증 창이 뜬다. 그러나 이 곡을 플레이리스트나 재생목록에 담을 경우 성인인증 없이 재생이 가능하다.

여기에 국내 음원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일부 아티스트의 곡도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아이유와 임영웅, 지코, 몬스타엑스 등 카카오M이 음원 유통을 담당한 아티스트의 음원은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서비스할 경우 대표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음원 플랫폼이 멜론인 만큼 이를 서비스하는 카카오M과 음원 유통 협의에 난항을 겪은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 반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포티파이는 지니뮤직과 음원 유통 협의를 완료했으며 카카오M과도 긍정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당초 스포티파이는 음원 계약을 완료한 후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선출시 후계약'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장 이용자들은 아이유, 임영웅 없는 음원 플랫폼을 이용해야 한다.

스포티파이는 멜론과 플로 등 국산 음원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느꼈을 답답함을 해소해준다. 특히 음원 추천 및 유통에 집중한 만큼 사재기나 차트 조작으로부터 자유롭다. 또 지속적으로 음원을 확보하는 만큼 앞으로 경쟁력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음원 플랫폼도 스포티파이와 유튜브 뮤직, 애플뮤직 등 글로벌 플랫폼에 대응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어 앞으로 음원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