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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A가 뭐길래?"…넷플릭스·SKB, 망 사용료 2심 최대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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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A가 뭐길래?"…넷플릭스·SKB, 망 사용료 2심 최대 화두

넷플릭스 자체 개발 트래픽 과부하 방지 기술
"망 사용료 대신할 수 있다" vs "의미없다" 대립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망 사용료 갈등과 관련해 오픈커넥트(OCA)로 ISP의 트래픽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1월 한국을 찾은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망 사용료 갈등과 관련해 오픈커넥트(OCA)로 ISP의 트래픽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소송 2차전이 진행되고 있다. 양 사는 이전과 똑같은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이번에도 넷플릭스의 오픈커넥트(OCA)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자체 개발한 OCA를 통해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의 트래픽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SK브로드밴드는 OCA와 망 사용대가는 별개라고 설명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OCA는 콘텐츠 데이터를 압축해 트래픽 과부하를 방지하는 기술이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대역폭과 사용 기기에 맞춰 데이터를 압축시키는 것은 물론, 붐비지 않는 시간에 미리 압축된 데이터를 전송해 트래픽 과부하를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1GB당 가입자 한 명이 스트리밍할 수 있는 시간이 1.5시간이었다면 현재는 6.5시간의 콘텐츠 시청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넷플릭스는 OCA를 통해 ISP가 트래픽 전송방식에 대한 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트래픽이 몰릴 것으로 예측되는 콘텐츠를 새벽 시간에 미리 소비자와 가까운 곳으로 옮겨두면 피크 시간에 수용가능한 최대 용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6일 SK브로드밴드와 항소심 변론 기일에서도 나왔다. 넷플릭스는 변론 기일에서 "콘텐츠 소비자들이 인터넷 연결을 위해 가입한 ISP는 자신과 가까운 곳의 OCA에 직접 연결하고 넷플릭스가 무상으로 제공하는 OCA를 망 내에 분산 설치해 트래픽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P가 OCA를 무상으로 적용하면 불필요한 비용 지출 없이 소비자들에게 국내에서 안정적이고 최적화된 형태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는 게 넷플릭스 측 주장이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현재 전 세계 7200여개 ISP와 연결돼있지만, 이번 사례와 같은 망 이용대가 요구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제외하고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진행 중인 소송 역시 없다"며 "그 이유는 ISP들은 넷플릭스와 직접 연결, 그리고 OCA 설치 등을 통해 상호간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OCA와 망 사용료는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변론기일에서 "OCA는 원고들의 시스템 내부에 내재화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에 불과하다"며 "OCA를 국내 망에 설치하기 위해서는 다른 CDN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국내망 이용료, 공간 사용료 및 전기 사용료 등을 지불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비용절감에 대해서도 "OCA 설치를 통해 국제구간 트래픽 감소로 국제망 증설·관리 비용이 줄어 들더라도 이는 본래 원고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익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원고들이 스스로의 비용을 투자해 OCA를 설치하고 이를 유지·관리하고 있다는 점은 데이터 송신의무가 원고들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넷플릭스)가 국내에 OCA 설치하게 되는 경우 망 연결 및 이용에 있어 국내 CP 와 동일한 지위에 있게 되는 것이므로 망 이용대가 지급의무가 면제될 수는 없다"며 "피고(SK브로드밴드)는 OCA 분산설치로 트래픽이 감소하더라도 원고들은 감소된 트래픽을 기준으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해외 CP사에 의해 트래픽 발생량이 3년새 40배 가량 늘어나서 OCA의 효과를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2018년 1월 트래픽량은 22Gbps였으나 지난해 3월에는 900Gbps로 늘어났다. 또 2020년 2분기 기준 일평균 트래픽 상위 10개 사이트 중 해외 CP사 비중이 73.1%라고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의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로슬린 레이튼 덴마크 올보르대 박사는 "넷플릭스가 자사의 OCA를 설치한다고 하는 것은 다른 콘텐츠 사업자와 비교하면 경쟁 저해 요소도 있다"며 "넷플릭스가 설치하는 OCA는 넷플릭스의 콘텐츠용으로만 사용이 될 수 있다. 다른 콘텐츠 사업자는 그 네트워크 사업자의 망에서 그런 것들에 접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레이튼 박사는 망 중립성 관련 논문 등을 발표한 통신 전문가로 현재 미국 포브스 시니어 칼럼리스트이자 유럽 통신분야 컨설팅 업체 ‘스트랜드 컨설턴트’의 수석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처럼 양 측의 첨예한 대립에 따라 이번 2심은 OCA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6월 1심 판결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승소한 바 있다.

당시 넷플릭스가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청구에 대해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로부터 인터넷 망 연결 등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지급해야 하는 망 이용대가는 약 7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양측의 다음 변론 기일은 5월 18일로 예정돼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