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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반도체 글로벌 리더십 확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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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반도체 글로벌 리더십 확보 나선다

한미 정상회담 이어 반도체 챙기기 속도…삼성, 대규모 투자
이종호 장관 첫 행보 AI 반도체 기업…과학계 "기초과학 챙겨야"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의 반도체 챙기기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공급난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는 만큼 여기에 발맞춰 대응한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은 데 이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취임 후 첫 행보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을 찾았다.
이종호 장관은 24일 오후 2시 취임 후 첫 번째 현장방문으로 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인 퓨리오사AI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AI 반도체 기업 및 관련 전문가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과기정통부는 이 장관이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AI 반도체 기업을 찾은 것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 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이를 기회로 AI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 및 산업 확산을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호 장관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메모리반도체의 글로벌 리더쉽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우리가 부족했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한다"며 "메모리반도체 기술력과 노하우를 접목하고 인력양성을 확대하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AI반도체는 아직은 초기단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며, 우리도 열심히 하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며 "정부는 AI반도체 기술혁신과 산업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산업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6월중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4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 AI를 방문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미지 확대보기
24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현장행보로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 AI를 방문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21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는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텍사스에는 3000개의 새로운 하이테크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이는 삼성이 미국에서 이미 지원하고 있는 2만개의 일자리에 더 추가되는 것"이라며 "한미 간에 생산적인 파트너십을 계속적으로 확대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반도체 산업 육성과 지원의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자율주행차, 자율주행(AI), 로봇 등 모든 첨단 산업의 필수부품이자 미래 기술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면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초대 내각을 구성하면서 과기정통부 장관에 반도체 분야 전문가인 이종호 교수를 임명한 것도 이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 같은 의지에 맞춰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24일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투자계획을 밝히고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사업에 앞으로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국내 투자 비중은 360조원이다.

삼성의 이 같은 투자규모는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 늘어난 것으로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산업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연평균 투자규모를 30% 이상 늘린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에 대해서는 선제적 투자 및 차별화된 기술력, 새로운 시장 창출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해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인 반도체 산업에서 한국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성장판'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미도 있다”며 “메모리 초격차를 확대하고, 팹리스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에서 역전하면 반도체 3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도약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은 지난 30년간 선도해 온 메모리 분야에 향후 5년간 지속투자해 '초격차'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R&D를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큰 관심을 드러내는 가운데 과학계에서는 일부 씁쓸하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거라는 기대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초대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반도체 전문가가 내정된 만큼 반도체 행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다만 첫 행보인 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야를 택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앞서 이종호 장관은 취임사에서 "기초연구과제에서 실용성이 우수한 과제를 발굴해 지원하고 산업화로 이어지는 사다리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며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20일 박병석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기초과학 분야 육성을 강조한 박 의장의 당부에 "인재들을 정부가 잘 발굴해서 질적 수준을 높인다면 미국이나 중국처럼 인재가 많은 나라들하고 경쟁할 수 있다"며 "국민들의 재능을 보면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5대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답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