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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韓 수사기관 연락 받은 적 없어…블록체인계 떠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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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韓 수사기관 연락 받은 적 없어…블록체인계 떠나지 않을 것"

징역형 처해질 가능성 묻자 침착하게 "내 인생은 길다"
딸 이름 '루나'로 지어…"향후 20년 의미 있는 일 할 것"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이사. 사진=코이니지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이사. 사진=코이니지 트위터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든 지난 5월 '루나 폭락 사태'의 주인공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 수사당국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은 바 없으며 블록체인 업계를 떠낼 생각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블록체인 전문지 코이니지(Coinage)는 현지시각 15일, 권도형 대표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권 대표는 인터뷰에서 "한국 수사관들이 내게 연락을 한 적이 없고 기소당했다는 안내 또한 받지 못했다"며 "때가 된다면 수사에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선 테라 폭락 사태가 벌어진 후 8일만인 지난 5월 19일, 투자자들을 대표해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가 권도형 대표를 사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한국 외에도 미국에서도 스콧플러스스콧·로젠·브라가 에겔 앤 스콰이어(BESPC) 등 로펌에서 권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남부지검)은 6월 권 대표의 세무 자료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달 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6월부터 테라 블록체인의 붕괴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코이니지 측에 따르면 권 대표는 사기 관련 혐의에 관해 '침착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징역 등 법적 처벌을 받을 우려에 대해 묻자 "어떤 변호사도 행복하게 일할 수는 없다"며 "내 인생은 길다"고 답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사진=연합뉴스

루나 폭락 사태는 지난 5월 9일 70달러대에 거래되된 암호화폐 테라(LUNA)가 사흘만에 가장 낮은 암호화폐 거래단위 1사토시(0.00000001비트코인, 약 0.3원)까지 폭락한 일을 일컫는다. 이는 국내외 업계인들 사이에서 '가상자산계의 리만 브라더스 사태'로 불린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미국 달러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의 담보 역할을 또 다른 암호화폐 LUNBA가 맡는 일명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구조가 지목된다. 당시 UST의 가격이 1달러 이하로 급락하자 LUNA의 가치도 떨어지고 이것이 다시 UST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이 일어났다.

루나 폭락 사태를 두고 '계획적 사기'에 관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으며, 일각에선 권 대표를 실리콘밸리 최대 사기꾼 '엘리자베스 홈즈'에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 권 대표는 "아무런 실체가 없었던 홈즈의 진단 키트와 달리 테라는 폭락 전까지 별 문제 없이 작동했다"며 "테라 폭락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본 것은 다름 아닌 나"라며 사기설을 적극 부인했다.

폭락 사태의 원인으로 권 대표는 내부인이 참여한 대규모 가치 하락공세를 지목했다. 그는 "해당 사건이 일어났을 때 테라폼랩스 경영진은 분기별 회의를 위해 싱가포르로 가고 있었다"며 "이러한 정보는 오직 내부 직원만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폭락 사태 이후 '테라 2.0'이라 불리는 회생안을 통해 테라 부활을 시도했다. 그는 최근 태어난 자신의 딸의 이름을 '루나'로 지었다며 "나는 딸이 자신의 이름을 부끄러워하는 대신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암호화폐와 웹 3.0의 가치를 사랑하고 오랜 기간 블록체인계에 머무르며 많은 것들을 쌓아올리고 싶다"며 "지난 6주 동안 있었던 일보다 앞으로 20년 동안 하는 일이 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