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가격·환율 인상 여파…충성도 높은 고객 기대해야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의 가격이 각각 1099달러, 1199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아이폰13의 경우 프로 모델이 999달러, 프로맥스가 1099달러였다. 이 매체는 아이폰14는 799달러로 전작과 같지만, 프로와 프로맥스는 각각 100달러씩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화면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는 아이폰 시리즈 중에서도 판매 비중이 높은 모델이다. 이들 모델의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이폰 이용자들의 구매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애플워치까지 최고가 모델이 나온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IT전문매체 91모바일은 애플워치 프로 모델의 캐드(CAD)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애플워치 프로 모델은 기존 워치 시리즈에 없던 라인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워치 프로가 기존 애플워치 시리즈 중 가장 큰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대용량 배터리와 저전력 모드를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워치 프로의 가격은 900~1000달러로 예상되며 이는 역대 애플워치 시리즈 중 가장 비싼 가격이다.
이처럼 애플의 과감한 가격 인상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자 구매력 저하와 맞물리면서 자칫 애플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품 가격 인상과 공급 악재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앞서 애플은 2019년까지 아이폰에 대해 고가 정책을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아이폰의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치며 한때 샤오미에 밀려 점유율 3위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판매량 부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오른 바 있다.
실제 지난 2018 회계연도 4분기 애플의 매출은 629억 달러, 영업이익 161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6%, 22.8% 증가했다. 아이폰 판매에 따른 매출도 100억 달러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이 당시 아이폰 판매량은 468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당시 아이폰X와 아이폰XS는 한국에서 각각 150만원, 200만원대에 판매된 바 있다. 지난 2019년까지 고가 정책을 유지하던 애플은 가격 인상이 소비자의 심리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가격을 동결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반등이 시작되고 갤럭시Z플립3이 MZ세대들에게 반응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격을 동결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반도체 공급 부족과 글로벌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2019년 이전처럼 고가 정책이 다시 먹혀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환율의 여파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외 지역에서 느끼는 가격 체감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아이폰14 프로맥스 1TB 모델은 국내 출고가가 237만원대에 이를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는 갤럭시Z폴드4 512GB보다 비싼 수준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57%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9%로 전년 동기 대비 2%p 늘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