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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실적 저조…다른 OTT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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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실적 저조…다른 OTT 고민 깊어져

디즈니+, 요금제 글로벌 확대 늦춰질 듯
韓 OTT '검토' 단계…부정적 의견 나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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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지난 10월 출시한 광고형 베이직 요금제(광고 요금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요금제를 따라 내놓은 디즈니플러스와 광고 요금제를 검토 중인 국내 OTT의 계산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보 분석업체 안테나는 11월 한달 간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중 광고 요금제 가입자는 전체의 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기존 이용자를 포함하면 미국 내 모든 가입자 중 광고 요금제 가입자는 0.2%에 불과하다.

앞서 3분기 넷플릭스는 유료 가입자 수 241만명을 확보하며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각각 20만명, 100만명 감소했으나 3분기에 이를 만회했다.

4분기에도 가입자 수가 450만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광고 요금제의 영향이 미비한 만큼 가입자 수 증가에 기여하는 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테나의 이번 조사는 미국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과를 따져봐야 한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는 그동안 북미 지역이 주도했으나 유럽과 아시아 등의 가입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광고 요금제에 대한 다른 지역의 여론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지표가 9% 성장에 그친 만큼 광고 요금제를 내놓은 다른 OTT도 생각이 복잡해진다. 특히 디즈니플러스는 이달 초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고 가입자 수 증가를 노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만 출시된 해당 요금제는 월 7.99달러에 광고를 포함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해당 요금제는 앞으로 해외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도입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에 대한 시장 반응을 살펴본 후 출시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 요금제를 처음 도입한 넷플릭스는 올해 1, 2분기에 이어진 가입자 수 감소세를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가입자 수 증가로 북미 시장 점유율을 따라잡으려는 의도 있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가입자 수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광고 요금제 도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광고 요금제에 광고를 대는 광고주 입장에서는 요금제 가입자 수가 많지 않다면 광고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광고 효과가 크지 않다면 광고주가 철수하게 되고 이는 결국 요금제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OTT 기업들이 광고 요금제 도입에 대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국내 OTT 업계는 광고 요금제 도입에 대해 "큰 틀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화된 건 없다"고 밝혔다. 광고 요금제를 도입할 만큼 시장 규모가 확대됐는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려면 광고효과가 있을 만큼 시장 규모가 커져야 하고 그만큼의 가입자 수를 확보해야 한다"며 "몇백만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OTT 서비스가 광고 플랫폼으로 아직은 매력적이지 않은 단계"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광고 요금제가 당장 다른 OTT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소득 규모가 낮은 제3세계나 아시아 일부 국가의 경우 광고 요금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광고 요금제를 북미나 유럽 등 핵심 시장을 염두해두고 만들진 않았을 것"이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을 노리고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아시아 시장은 유럽·중동·아프리카 다음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인 인도의 경우 넷플릭스가 점유율 7%에 그칠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 인도에서 점유율 1위는 디즈니플러스가 인수한 토종 OTT 핫스타다.

앞서 넷플릭스는 인도에서만 구독료를 60% 할인하면서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지난달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해외 주요 국가에 인도는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더 저렴한 형태의 광고 요금제로 인도에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인도인들은 자국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넷플릭스에도 인도 콘텐츠가 다수 있지만, 토종 OTT만큼 확보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