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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비리 악용된 뇌전증, 치료제 개발 길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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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비리 악용된 뇌전증, 치료제 개발 길 열렸다

KAIST, 뇌전증 발병 메커니즘 이해…치료 초석 마련
국소피질이형성증 유전진단율의 향상. 초극소수준 체성돌연변이 검출법을 통해 전체 환자의 80%까지 진단율을 향상시킴. 사진=KAIST이미지 확대보기
국소피질이형성증 유전진단율의 향상. 초극소수준 체성돌연변이 검출법을 통해 전체 환자의 80%까지 진단율을 향상시킴. 사진=KAIST
최근 병역비리 사건에 악용된 난치성 뇌질환인 뇌전증(간질)의 발병원인을 찾는 연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뇌전증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KAIST는 이정호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이 소아 난치성 뇌전증인 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 뇌 조직 연구를 통해 극미량의 뇌세포에 존재하는 돌연변이 검출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질병 발생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치료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신경의학 학술지 '신경학 연보'1월 26일자 게재됐다.

뇌전증은 반복적인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질환이다. 뇌전증 유병률은 약 0.5~1%로 전세계적으로 5000만명이 넘는 환자가 있고 국내에서는 30~40만명 정도로 치매, 뇌졸중 다음으로 많은 신경질환이다.

발작을 억제시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항경련제가 20개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발작이 조절되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비율도 전체 환자의 30%에 이른다. 특히 최근에는 뇌전증이 병역면제 사유인 점을 악용한 병역비리 사건이 일어나면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국소피질이형성증은 태아의 뇌 발달과정 중에 생긴 이상으로 대뇌 피질이 국소적으로 비정상적인 구조를 띄며 뇌전증 발작을 동반하는 대표적인 소아 난치성 뇌전증 질환이다. 국소피질이형성증 난치성 뇌전증은 치료제가 없으며 뇌절제술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치료법이지만,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환자 비율이 30~40%로 높고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도 적지 않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 연구에서 전체 뇌세포의 1% 이하에 해당하는 극미량의 뇌세포만 해당 유전변이를 가져도 뇌 전체 발작 활성도를 변화시켜 발작을 초래한다는 것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이를 착안해 연구팀은 기존 뇌 조직 유전자 진단에서는 음성이 나온 환자 뇌조직에서 엠토르(mTOR) 경로의 발현 이상을 갖는 뇌 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진단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엠토르(mTOR)는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을 말한다.

기존방법으로 원인을 찾지 못한 국소피질이형성증 19명 환자 뇌 신경세포의 엠토르 활성화 신호를 표시해 유세포 분석기를 통해 수집했고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진행했다. 이 중 30%의 환자는 극미량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었으며 20%의 환자는 엠토르의 억제 유전자인 'GATOR1' 복합체의 생식세포 돌연변이를 갖고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진단적 접근은 기존 방식과 비교해 돌연변이를 약 34배까지 민감하게 검출하는 것과 동시에 전체 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의 유전적 진단율을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는 국소피질이형성증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고 난치성 뇌전증의 치료에 주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소바젠㈜을 통해 국소피질이형성증 환자의 정확한 유전자 진단을 돕고 해당 환자에서 돌연변이 유전자를 정밀 타겟하는 혁신 RNA 치료제 개발에 이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서경배과학재단,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