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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왜 순현금 100조원 확대 카드 공개…드러난 반도체업계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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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왜 순현금 100조원 확대 카드 공개…드러난 반도체업계 '쩐의 전쟁’

삼성전자, 올해 110조원 투자 단행…SK하이닉스 투자 면에서 약세
곽노정 사장, 100조원 자금 마련해 투자 강화…美 증시 상장
지난 16일 미국에서 개최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SK하이닉스가 선보인 HBM4와 소캠2.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6일 미국에서 개최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에서 SK하이닉스가 선보인 HBM4와 소캠2. 사진=SK하이닉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5일 주주총회에서 올해 '순현금 100조 원 확보' 방침을 공개하면서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예고했다. 반도체 업계를 선도하는 데 꼭 필요한 앞선 기술력 확보를 위해 SK하이닉스가 근본이 되는 연구개발(R&D)과 인프라 투자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반도체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놓고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근원경쟁력인 기술개발과 시설투자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공개한 '2026년 삼성전자 기업가치 재고 계획'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시설과 연구개발(R&D)에 110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는 지난해 90조4000억 원보다 21.7%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설비투자에 30조1730억 원을 투자했다. R&D에 투자한 비용은 6조7000억 원으로 두 비용을 합쳐도 40조 원에 못 미친다. 올해 투자 규모를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올해도 경쟁사인 삼성전자 대비 투자 규모 면에선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청주에 건설 중인 M15X팹 건설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청주에 건설 중인 M15X팹 건설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업계가 투자 규모에 집중하는 이유는 향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전자가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 막대한 투자액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는 기술에 민감한 만큼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곽 사장이 올해 100조 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맞닿아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14조1564억 원이다. 이는 100조 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큰 차이다. SK하이닉스는 현금 자산이 삼성전자보다 적어 투자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곽 사장의 순현금 100조 원 확보 전략은 이 같은 차이를 메꾸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최대 15조 원 규모의 자금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은 SK하이닉스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투자에 활용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바탕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AI-램 △AI-낸드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곽 사장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엔비디아에 6세대 HBM4를 공급하는 것과 관련해 "HBM4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양산 과정을 확립했고, 고객사의 일정에 맞춰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 사장은 100만 원에 이르는 주가와 관련해 액면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장 액면분할을 진행할 계획은 없다"면서 "추후 계획이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