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美 순방 투자유치 성과…'망 사용대가' 해석 가능성 있어
항소 결과 상관없이 대법원서 결론날 듯…입법화 논쟁 결정적 역할
항소 결과 상관없이 대법원서 결론날 듯…입법화 논쟁 결정적 역할
이미지 확대보기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이날 넷플릭스는 앞으로 4년간 한국 콘텐츠 시장에 25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작품 제작뿐 아니라 창작 인프라 육성까지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투자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선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한국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시장이 살아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투자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 공방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넷플릭스는 2020년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낸 바 있다. 1년 넘게 지속된 1심에서 재판부는 "협상의무 부존재 확인 부분은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며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망 사용료 감정 여부를 제3 기관에 의뢰하기로 했으나 감정방식에 대해 양측이 이견을 보이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네이버, 카카오 등의 사례를 토대로 망 사용료를 계산하자고 했으나 넷플릭스는 국내에 유사한 사례가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양측은 최근 감정방식에 대한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판은 인터넷 망 중립성에 대한 중요한 사례가 될 수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유럽의 주요 통신사들은 망 사용료 부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신임 CEO는 망 사용료가 콘텐츠 투자를 줄여 창작 생태계를 해칠 수 있고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국내에서도 망 사용료 입법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됐으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진전을 보이진 못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재판이 결과를 낸다면 이는 망 사용료 입법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넷플릭스의 이번 투자에 대해 야권에서는 '통상적인 투자'라고 평가하고 있어 확대 해석될 여지를 경계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 콘텐츠 제작에 8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계산하면 4년 3조3000억원 투자는 통상적인 수준의 투자"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해석에도 재판부가 넷플릭스의 투자를 망 사용료 대가로 해석한다면 SK브로드밴드는 상고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1심과 같은 결과로 넷플릭스가 패소하게 되더라도 재판은 대법원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국내에서도 망 사용료로 인해 창작 생태계가 영향을 입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한 만큼 재판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 투자가 재판에 어떤 형태로 영향을 주더라도 결국 대법원까지 가는 만큼 직접 영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와 만난 자리에서 망 사용료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자칫 미국 기업에 대해 규제를 가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만큼 직접 언급은 없었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3월 발간한 '2022년 각국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넷플릭스, 구글 등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려는 한국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