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닷컴 블랙 카드 보유 원상연 씨 "캐나다에서 차 살 때도 카드 이용"

"이 카드가 2017년 캐나다에서 ICO(가상자산공개)에 참여해 받은 옵시디안(Obsidian, 블랙 색상) 카드입니다."

어린 나이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 이제는 캐나다인이 된 원상연 씨를 서울 합정동에서 만나 크립토닷컴 비자 카드를 구경할 수 있었다. 원상연 씨는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결제를 하고 자산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크립토닷컴(Crypto.com)을 알게 됐다고 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크립토닷컴은 가상자산 지불결제 플랫폼이며 동시에 웹3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그리 크지 않지만 현재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가상자산 '크로노스(CRO)'는 가상자산 시총 34위에 랭크돼 있으며, 자체 메인넷인 크로노스를 통해 디파이, NFT, 게임 등 다양한 앱을 선보이고 있다.


원상연 씨는 크립토닷컴이 비자(VISA)와 제휴해 비자 직불카드를 출시한다는 소개자료를 보고 ICO에 참여했다. 가장 이른 시기에 투자에 참여했기에 해외에서도 1000명에게만 주어진 파운딩 멤버 카드(Founding member card)를 받았다. 이 카드의 색상은 블랙에 가까운 옵시디안이지만 원상연 씨는 "당시 MCO 락업은 옵시디안보다 한 단계 아래 등급인 프로스티드 로즈골드/아이시 화이트 등급 정도로 했기에 혜택은 프로스티드 로즈골드/아이시 화이트 카드에 준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에 크립토닷컴은 MCO와 CRO라는 두 종류의 가상자산을 발행했다. MCO는 비자(VISA)와 제휴해 MCO 비자 직불카드를 발급하고, 가상자산으로 전 세계 비자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결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CRO는 크립토닷컴 블록체인의 트랜잭션과 노드 운영을 위해 사용되는 코인이다. 그러나 이후 이 2종류의 코인은 CRO로 통합됐다. 현재는 옵시디안(블랙)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총 40만달러(약 5억3000만원) 상당의 CRO를 락업해야만 한다.



MCO 코인을 구매하며 ICO에 참여했던 원상연 씨는 캐나다인이기에 국내보다 훨씬 다양한 혜택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크립토닷컴의 비자 직불 카드 발급이 안 되고 있지만 캐나다는 일찌감치 지원했기에 비자 직불카드를 발급받았고, 가상자산을 충전해 물건을 구매하는데 잘 쓰고 있다고 한다.

원상연 씨는 "카드 혜택 중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 부분은 물론 높은 캐시백율과 라운지키를 통한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상연 씨의 카드는 동반 1인까지 무료로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어 종종 한국을 방문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크립토닷컴 비자 카드로 해외에서 결제할 경우 'Interbank exchange rate(외환의 살때/팔때 가격의 중간 환율)'로 계산돼 환전 손실이 없어 좋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추가로 크립토닷컴 측이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구독료를 CRO로 캐시백해준다거나 카드 등급에 따라 결제금액의 1~5% 캐시백 등 여느 신용카드 이상의 풍성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수 년 전부터 크립토닷컴에 투자한 이들이 다수 있지만 카드 발급이 요원한 상태다. 대신 크립토닷컴은 지난해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BC카드, 비자와 함께 3사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직 국내 카드발급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지만 3사의 협력을 통해 크립토닷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형태로 국내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원상연 씨는 가상자산 투자 초기에 지불결제 관련 프로젝트가 가장 빨리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크립토닷컴(당시 모나코)와 더불어 텐엑스(TenX)에도 투자했다고 말했다. 텐엑스는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이용해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 크립토닷컴의 라이벌이었지만 현재 텐엑스는 프로젝트가 완전히 중단됐다.

원상연 씨는 "캐나다에서는 크립토닷컴 비자 카드를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면서 "차를 구입할 때 일부 금액을 크립토닷컴 비자 카드로 결제했다. 현재는 3%로 혜택이 줄었지만 과거에는 결제금액의 5%를 캐시백해줘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원상연 씨는 크립토닷컴 앱을 통해 가상자산을 구매하거나 판매, 예치(Earn), 카드 사용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기적으로 코인을 구매하는 'DCA(Dollar-Cost Averaging)' 기능을 사용해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 보유량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많은 알트코인들이 실패했기에 선뜻 투자하지 않고 있지만 비트코인과 크립토닷컴에 조금씩 투자하며 새로운 기술에 따른 변화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