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발급받으려면 일정량의 CRO 코인 6개월 이상 예치해야
한국 투자자, 수 년간 CRO 예치했지만 카드 발급 '감감무소식'
기다리는 동안 CRO 폭락하고 혜택도 축소 '개악'
한국 투자자, 수 년간 CRO 예치했지만 카드 발급 '감감무소식'
기다리는 동안 CRO 폭락하고 혜택도 축소 '개악'

크립토닷컴은 2016년 모나코(MCO)라는 이름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ICO(가상자산공개)를 통해 당시 2억6000만달러를 투자 유치했다. 크립토닷컴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것 외에도 비자와 손잡고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때문에 가상자산 붐이 일던 당시 국내 투자자들도 상당수가 크립토닷컴 비자 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크립토닷컴의 가상자산 CRO(당시에는 MCO, 이후 CRO와 통합됐다)를 구매했다.

크립토닷컴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가상자산 지불결제 플랫폼이 제공하지 못한 비자 직불카드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자산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며, 이로 인해 크립토닷컴의 사용자 수는 전세계적으로 8000만명이 넘는다.
이 외에도 등급에 따라 결제금액의 최대 5%까지 CRO로 캐시백해주며 PP카드 무료 공항 라운지 이용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크립토닷컴 비자 카드는 직불카드여서 초기 CRO 스테이킹 외 별도의 연회비가 들지 않는다 .

언뜻 보면 혜택이 무척 다양한 듯 보이지만 크립토닷컴은 '크립토윈터'의 영향 때문인지 당초 제공하던 혜택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가장 신청자가 많은 중간 등급의 로얄 인디고/제이드 그린 카드의 경우 결제금액의 3% 캐시백에서 2%로 축소됐으며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 구독료를 100% CRO로 캐시백하던 것을 최초 6개월만 지원하는 것으로 대폭 축소했다.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의 경우도 처음에는 라운지키(Lounge Key) 무제한 이용 혜택을 제공했으나 지난달부터 프라이어티 패스(Priority Pass)로 변경됐다. 로얄 인디고/제이드 그린 카드 소지자는 무제한 혜택에서 연 4회 무료이용으로 혜택이 변경됐다.
이처럼 혜택이 축소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길게는 3~4년 이상 막대한 양의 CRO를 예치하고 여전히 카드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CRO는 2021년 11월, 최고 1200원대까지 급등했다가 23년 6월 19일 현재는 68원대로 주저앉았다. 때문에 크립토닷컴을 투자한 이들은 "카드는 발급받지 못하고 있으면서 장기간 락업(코인 잠금)해 금전적 손실도 발생했는데 혜택마저 줄어들고 있다"면서 "사실상 한국 투자자들은 '봉'이다"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크립토닷컴 측은 2년 전 비자 코리아 지사장 출신을 국내 지사장으로 선임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BC카드-크립토닷컴-비자와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크립토닷컴에 특화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를 출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임을 알렸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여 시간이 흐르는 동안 크립토닷컴은 이와 관련된 진척사항을 공지하지 않았다.
국내 카드 발급 진행상황에 대해 묻자 크립토닷컴 관계자는 "BC카드에 문의하라"고 답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