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로라하는 기술 대기업들이 가능성을 보고 주요 사업과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업과 자본들의 투자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편으로, 생성형 AI의 대두로 지금껏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AI의 위험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세계 각국이 AI에 대한 규제 정책 입안을 서두르고 있다. 또 일부 ‘창작’의 영역에서는 실제 인간이 하는 일과 충돌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의 AI 기술 및 산업 발전에 숙제를 던지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자사의 검색엔진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고, 온라인에서 자주 보이는 각종 대화형 챗봇은 사용자와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다.
생성형 AI는 수많은 산업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료 부문에서는 영상 분석과 진단을 보조하고 신약과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며, 금융업에서는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통해 맞춤형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교육 시장에서는 대화형 학습 경험과 맞춤형 학습 자료를 생성할 수 있으며, 로봇 공학에서는 학습 및 환경 적응을 통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고 인간과 자연스럽게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우 생성형 AI가 코드 초안을 생성하고, 오류를 검수하는 등 코딩 프로세스를 가속할 수 있어 효율을 높이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생성형 AI의 유용함이 확인되면서 관련 투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앞서 MS가 챗GPT의 개발사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약 17조원)를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이미 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 엔비디아 등도 AI 기술과 관련 스타트업 등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2023년 연초부터 9월까지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도 생성형 AI 관련으로 총 316건에 대해 총 187억 달러(약 25조원)를 투자했다. 시장 전망도 순조롭다. IDC는 2024년 글로벌 AI 시장 규모가 5543억 달러(약 7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대두는 그간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AI 기술의 어두운 면이 수면 위로 급부상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생성형 AI로 원본과 다름없는 사진이나 이미지, 영상 등의 합성과 생성이 가능해지면서 딥페이크 기반의 가짜 뉴스나 가짜 콘텐츠, 불법 성인물 등이 대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는 사회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급증하는 지정학적 위협으로 생성형 AI의 군사적인 사용에 대한 위기감도 급증했다. 이는 업계와 각국 정부가 서둘러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법적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게 된 계기가 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생성형 AI가 가장 장점을 발휘하는 ‘창작’ 영역에서는 이미 인간과 충돌하기 시작했다. AI에 일자리를 뺏길까 우려하는 할리우드 작가들의 대대적인 파업을 비롯해 텍스트와 사진, 이미지 등 콘텐츠 작가들은 AI의 무단 데이터 도용과 학습을 반대하고, 관련 기업들에 잇달아 저작권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생성형 AI가 해결해야 할 시급하면서도 장기적인 과제 중 하나다.
2024년 생성형 AI 기술은 한 단계 더 진화한다.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등을 각각 따로 다루는 기존의 생성형 AI와 달리, 구글의 ‘제미니’를 시작으로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등을 모두 연결해 동시에 처리해 더욱 인간에 가까운 ‘멀티모달 AI’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화나 소설 등에나 등장하던 ‘사람처럼 생각하고 반응하는’ 더 진보한 AI의 등장에 한발 더 다가가는 셈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