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 호 출범 6개월…내외부 전략 변화 '눈길'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선임된지 6개월이 지났다. 8개월 간의 경영 공백이 있었던 터라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뼈를 깎는 인적 쇄신과 ICT에 AI를 더한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며 내외부적인 변혁을 예고했다. 이에 김영섭 대표 선임 전후로 나눠 KT의 지난 반년 간의 성적표와 함께 주요 AI 전략의 변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살펴봤다.

지난 28일 김영섭 KT 대표가 MWC 2024 현장에서 앞으로 KT가 나아갈 길에 한 전체적인 로드맵과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ICT와 AI를 결합한 'AICT'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지점이다.
김영섭 대표 취임 이전, 전 구현모 KT 대표가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주요 전략은 '디지털플랫폼 기업(디지코)' 변신과 '디지털(전환) 사업'이었다. 구현모 대표 지휘 아래 3년간 진행돼 온 사업이 결실을 채 맺기도 전에 대표이사 사임이라는 암초와 맞닥뜨렸다. 보통 수장이 중간에 내려오는 경우 기존에 진행했던 사업은 사장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바통을 이어 받은 김영섭 대표는 KT 대표 최종 면접에서 "AI 기술을 기반으로 KT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던 만큼 노선을 크게 변경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김영섭 대표는 지난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에서 기존의 '디지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AICT'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내세웠다. 김영섭 대표는 NH칼데론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AICT 서비스 회사'로 발돋움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타이틀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통신 회사'에서 머물던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으로 성장하겠다는 이전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의 방향과 유사하다.

김영섭 대표는 "MWC를 방문해 KT가 향후에 나아갈 방향과 전략적 설정이 '실제로 맞구나'하는 생각을 굳혔다"라며 "AI 열차가 출발해 이미 속도를 내고 있는데 빨리 올라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될 것"이라며 AI 시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KT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AI·디지털 분야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교육 강화와 AI 내재화를 통해 KT DNA를 AI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 중 자사의 초거대 AI 믿:음의 '경량화'를 택한 것이 과감한 한 수였다는 평이다.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모두 초거대 AI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KT는 이미 포화 상태에다 천문학적 비용을 필요로하는 LLM(거대언어모델)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sLLM(소형언어모델)으로 선회한 것이다. KT는 믿:음을 만들어 낸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sLLM을 만들고 상호 협력 및 발전하는 모델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CTO)은 "우리는 경량화 모델부터 초거대 모델까지 만들어 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2100억개의 매개변수를 경량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KT는 오픈AI의 챗GPT, 메타의 라마 등을 활용하는 내부업무 혁신 플랫폼 'Gen.AIDU(이하 젠아이두)'를 개발하고 전사에 적용한다.

현재 다수의 기업들이 내부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며 업무 생산성 및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KT도 유사한 전략을 선택했다. 또한 내부의 상품 및 서비스 등을 AI를 사용해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생성형 AI 지식응대 서비스 '제니'를 공개하고 업무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KT가 잘 하고 있는 분야에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더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려 한다"며, "KT가 꿈꾸는 미래가 KT의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 26조3870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경영 인프라 고도화와 사업수행 체계 개선 등 수익성 제고 노력에 있다는 내부 분석이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yuu9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