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쉬(알리·테무·쉬인)의 한국 시장 진출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1분기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올해 3월 중국 직구 플랫폼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커머스 부문 거래액이 감소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압도적이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가 실적을 통해 드러났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알리와 테무 등 C-커머스 플랫폼이 네이버의 주요 광고주로서 함께 하는 파트너로 성장 중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네이버는 4월부터 테무의 검색 광고를 시작했으며, 테무는 생필품 검색 영역에서 파워 링크의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알테쉬 침공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단단하게 1분기 실적을 수성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톡 비즈톡을 통한 광고 수익을 올리되 선물하기 채널의 커머스 수익은 지키면서 동시에 알테쉬의 국내 광고 증가로 가장 많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상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 C-커머스의 역할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알리와 테무가 카카오톡의 비즈보드 영역을 포함해 다음 플랫폼에서도 광고를 진행했다. 2분기 역시 1분기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광고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실적에 유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와 테무의 광고가 카카오 1분기 실적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했으며 이는 다음 분기에서도 수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는 C-커머스의 적극적인 광고로 인한 수익이 마냥 호재라고 바라보지는 않고 있다. 여전히 온라인 커머스 부문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국내 소비 양극화와 더불어 C-커머스 공세에 이커머스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리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서치플랫폼 검색 매출에 유의미한 증가분이 확인될 경우 C-커머스 진출로 인한 우려 대비 기대감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3월부터 C-커머스 기업의 결제 금액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3월 기준 MAU(월간활성사용자수)가 각각 887만 명, 829만 명으로 1위 쿠팡(3086만 명)에 이어 국내 2, 3위 이커머스 플랫폼이 된 것을 감안했을 때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중국 직구 거래액 비중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알리와 테무의 광고 경쟁은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3년 매출 기준 광고주 순위 상위에 테무가 신규 진입한 것을 시작으로, 테무의 모기업인 PDD 홀딩스는 작년 한 해에 메타에만 20억 달러(약 2조6600억 원)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글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테무가 자사의 상위 5대 광고주 중 하나가 됐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