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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뚝’ 쿠팡, 알리‧테무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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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뚝’ 쿠팡, 알리‧테무 경계령

올해 1분기 매출 첫 9조원 돌파, 영업익은 61%↓
알리‧테무 공세에 김 의장 “최고 상품‧가격 제공”

쿠팡이 올해 1분기 매출 첫 9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 감소했다. / 사진=김수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쿠팡이 올해 1분기 매출 첫 9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 감소했다. / 사진=김수식 기자
쿠팡이 올해 1분기 매출 첫 9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순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파페치 인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에 대응하면서 수익이 악화됐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어닝쇼크’다. 쿠팡은 최근 지속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도 다르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쿠팡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1300억에서 1500억원으로 예상했다. JP모건도 영업이익 2060억원과 당기순이익 1038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현실과는 차이가 있었다. 일단 매출은 좋다. 8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쿠팡 매출은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 대비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으로 나타났다. 첫 분기 매출 9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파페치 매출(3825억원·2억8800만달러)이 반영된 것이다. 파페치를 제외한 쿠팡 매출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9조680억원이다. 쿠팡은 올해 1월 파페치 인수를 완료했으며 이번 1분기부터 실적에 편입시켰다.

앞서 쿠팡은 파페치 인수에 6500억원을 썼다. 파페치는 190개국에서 1400개 럭셔리 브랜드를 판매하는 세계 최대 럭셔리 온라인 플랫폼이다. 세계 3대 브랜드인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의 중고품과 세계 각국의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파페치가 영업이익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 쿠팡은 이번에 실적에 반영된 파페치에서 발생한 손실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쿠팡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하락했다. 당기순손실은 318억원(2400만달러)이다. 쿠팡 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한 것은 2022년 2분기 -952억원을 기록한 이후 7분기 만이다.

쿠팡에 따르면 파페치 실적이 반영된 성장사업 분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470억원 적자로 전년 1분기보다 4배가량 커졌다. 이중 파페치가 411억원의 손실을 냈다. 세금을 제외한 파페치 손실 규모는 1501억원에 달한다. 성장사업 매출은 8236억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 역시 적잖은 영향을 줬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쿠팡도 인정하는 모습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기업에 대해 언급했다.
김 의장은 “새로운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유통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다는 사실을 드러냈다”며 “그 어떤 산업보다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향후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 확대 △한국에서 만든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확대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는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 배송 속도를 높이면서 도서산간 지역 등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17조원(130억달러) 규모의 한국산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금액을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겠다”고 피력했다.

앞서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국민 5000만명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쿠팡의 주력 사업(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같은 기간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으로 16% 늘었다. 활성고객당 매출(원화 기준)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3% 증가했다.

쿠팡 매출 총이익은 2조5625억원(19억29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쿠팡이츠·파페치·대만 사업 등 성장 사업의 매출은 파페치 편입에 힘입어 354.3% 성장한 8236억원(6억20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