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e스포츠업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젊은 세대의 유입을 원하는 지자체와 경제적 자생이 어려운 e스포츠 기업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나누며 '공생'하는 모양새다.
충청남도 아산시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선 이달 17일과 18일 제16회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이른바 KeG(코리아 e스포츠 게임즈)가 개최됐다.
공식 종목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FC 온라인', 국제 대회 전략 종목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대회가 열린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현장에는 약 4500명의 관람객들이 함께했다.
오는 9월 7일과 8일에는 LOL 종목사 라이엇 게임즈의 공식 대회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 결승전 시리즈가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대전광역시드림 아레나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프로 시리즈(PMPS)' 결승전 시리즈가, 같은 기간(8월 31일~9월 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선 '이터널 리턴' 지역 연고 대회 '이터널 리턴 내셔널 리그' 오프라인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연고지 계약을 통해 보다 직접적인 상생에 나선 구단도 있다. LOL과 이터널 리턴, 발로란트 등 종목의 게임단을 운영하는 BNK 피어엑스가 그 주인공이다. 2021년 부산광역시와 협약을 체결한 후 부산의 금융지주사 BNK금융그룹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맺었다. 올해에는 삼진어묵과 개미집 등 부산 소재 식품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제휴 이벤트도 진행했다.
지자체가 e스포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통한 인구 유입'으로 정리된다. 일례로 앞서 언급한 대전시는 지난해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을 진행, 전야제 행사 포함 사흘 동안 약 2만2000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e스포츠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e스포츠 기업들은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재정적 근간 확보 등 '상생'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기존의 프로 스포츠가 '적자 사업'으로 유명하듯 e스포츠 역시 종목사의 투자 외에는 경제적으로 확실한 가치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e스포츠 업계의 어려움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자본'의 대두와 맞물려 업계의 위협으로 다가왔다. 특히 사우디는 자체적으로 'e스포츠 월드컵'을 선보인 데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한 'e스포츠 올림픽' 개최권도 확보했다. 이에 '한국이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키워드는 말 그대로 역사적 상징성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역 기반 e스포츠 활성화를 장려, 근간을 튼튼히 다지는 형태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올 5월 발표한 '게임 산업 진흥 종합' 5개년 계획에 따르면 문체부는 향후 5년에 걸쳐 지역 연고형 e스포츠, 학생 e스포츠 생태계 구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