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파운드리, 트럼프 반도체 미국 생산 정책에 우선 대응"

TSMC는 지난해 일본 구마모토현에 200억 달러(약 27조 원) 투자 계획의 일부로 제2공장 건설을 발표했다. 그러나 WSJ는 이 계획과 관련된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미국 투자에 집중하며 일본 공장 건설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 세계 확장과 정부 요구 사이 어려움
TSMC는 현재 엔비디아의 주요 반도체 공급회사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애플 아이폰용 핵심 처리기와 퀄컴 모바일 칩셋,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처리기도 생산해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회사는 트럼프 행정부와 각국 정부의 반도체 자국 생산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TSMC는 미국 내 3개 새 반도체 공장 건설을 포함한 총 165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일본 공장 지연 여부에 대해 WSJ가 묻자 TSMC는 직접 답하지 않았다. 대신 회사 대변인은 배런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TSMC의 세계 제조 확장 전략은 고객 수요, 사업 기회, 운영 효율성, 정부 지원 수준, 비용을 따져본다"며 "미국 내 투자 계획이 다른 지역의 기존 투자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술 유출 걱정과 생산 능력 지나침 문제
TSMC는 해외 제조 시설 규모를 둘러싼 어려운 선택에 직면해 있다. 대만 의회는 최근 TSMC의 최신 제조 기술이 대만에 머물고 해외 시설은 최소 1세대 뒤진 기술을 쓰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회사는 또한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투자가 지나친 생산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TSMC는 2028년까지 애리조나에서 최신 2나노미터 공정을 이용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대만에서의 2나노미터 생산 일정보다 수년 늦은 것으로, 당분간 미국 회사들은 여전히 최첨단 반도체를 사와야 한다.
현재까지 TSMC는 백악관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을 관세 대상에서 뺀 덕분에 관세 부담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는 나라 안보 위협으로 여겨지는 수입품에 대해 대통령이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법률에 따라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조사하고 있다.
TSMC 주가는 지난 4일 대만 증시에서 0.5% 떨어져 마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